"집안 망신" 15년간 가족 단절...형제들 "아버지 상속재산 30억 못줘"

윤혜주 기자
2026.05.04 09:10
변변한 직업이 없다는 이유로 형제들로부터 '집안의 수치'라 낙인찍힌 채 강제로 인연을 끊겼던 막내아들이, 15년 만에 마주한 아버지의 상속 과정에서 또다시 철저히 소외되어 공분을 사고 있다/사진=임종철 디자인기자

변변한 직업이 없다는 이유로 형제로부터 '집안의 수치'라 낙인찍힌 채 강제로 인연이 끊겼던 막내아들이 아버지가 돌아가신 후 형과 누나에게만 편중된 상속 재산 분배에 대해 법적 권리를 되찾고자 고민하는 사연이 전해졌다.

4일 YTN 라디오 '조인섭 변호사의 상담소'에는 30대 초반부터 아버지와 소통할 기회조차 박탈당한 채 15년 동안 홀로서기를 해온 A씨 사연이 소개됐다.

A씨는 "아버지는 건설업을 하면서 큰 재산을 일구신 분이었다. 형은 회사 임원으로, 누나는 세무사로 아버지 일을 도왔다. 철없던 시절에 저는 집안의 골칫덩이였다"며 "변변한 직업이 없어서 부모님 속을 많이 썩였는데 형과 누나는 집안 망신이라며 저와의 관계를 끊었다. 아버지와 왕래도 끊어져서 30대 초반부터 가족과 15년간 단절된 채 살았다"고 했다.

이후 A씨는 막노동판을 전전하면서 기술을 배웠고 번 돈으로 작은 철물점 하나를 운영하며 생활했다. A씨는 "착한 여자를 만나서 가정도 꾸렸다. 언젠가 아버지에게 잘사는 모습을 보여드리고자 하는 마음으로 버텼다"며 "그러던 중 형에게서 연락이 왔는데 아버지가 돌아가셨다고 했다"고 전했다.

장례를 치른 후 A씨가 형에게 받은 건 '상속재산 분할 협의서'였다. A씨는 "아버지는 돌아가시기 1년 전 30억원 상당의 부동산 전부를 형과 누나에게 증여하셨더라. 형은 회사 경영에 기여를, 누나는 재무와 세무 관리를 한 게 이유였다"며 "남아있는 상속 재산은 아버지 명의 예금 2000만원이었다"고 했다.

A씨 형은 A씨에게 "15년간 아버지와 왕래도 없었고, 상속 재산 형성에 기여도 없으니 소송을 해봐야 소용이 없다"며 "예금 전부는 줄 테니 서명해라"고 요구했다.

그러나 A씨는 "제가 아버지와 15년이나 왕래가 끊긴 건 제 의지가 아니라 형과 누나의 영향이 컸다"며 "그동안 아버지 지원 없이 어렵게 살아왔는데 상속까지 전혀 받지 못한다고 생각하니 억울한 마음이 크다"고 조언을 구했다.

답변에 나선 류현주 변호사(법무법인 신세계로)는 "일부 공동상속인이 상속 재산과 피상속인의 생전 처분 재산을 전혀 알지 못한 상태에서 일부 확인된 재산에 관해서만 협의를 했다면, 다른 전체 재산에 대한 유류분 반환 청구권을 포기했다고 볼 수는 없다고 판단한 판례가 있다"며 "15년간 아버지와 단절하고 살았다면 상속 재산 내역을 정확히 파악하기 어려운 상황이라 상속 재산 분할 협의를 하더라도 유류분 청구권까지 포기하는 효력은 없어 보인다"고 했다.

다만 최근 유류분 관련법이 개정되면서 A씨에게 불리하게 작용하는 점도 있다고 짚었다. 류 변호사는 "기존 법에서는 유류분 산정 시 '기여'라는 것을 전혀 고려하지 않지만 개정법에서는 기여 상속인이 받은 보상적 증여의 경우 유류분 반환 대상에서 명시적으로 제외하고 있다"며 "따라서 형이나 누나가 사전에 증여받은 부동산이 아버지 재산을 증식시키는 데 대한 기여, 혹은 아버지 부양에 대한 대가로 받은 재산으로 인정된다면 유류분 반환 대상이 될 수 없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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