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고생 살해 후 피 묻은 옷 세탁, 흡연까지…"휴대전화도 꺼놨다"

류원혜 기자, 채태병 기자
2026.05.07 11:01
지난 6일 오전 광주 광산구 월계똥 피습 현장에 추모 국화꽃이 놓여있다./사진=뉴스1

광주에서 고등학생 2명을 흉기로 찔러 사상케 한 20대 남성의 계획 범죄 가능성에 무게가 실리고 있다.

7일 뉴스1과 광주 광산경찰서에 따르면 살인과 살인미수 혐의로 체포된 장모씨(24)는 범행 이틀 전부터 흉기를 들고 거리를 배회했다. 흉기는 범행에 사용했던 주방 칼 1점과 검거 당시 가방에 있던 포장을 뜯지 않은 1점까지 총 2점이었다.

장씨는 지난 5일 0시11분쯤 광주 광산구 월계동 남부대학교 인근 인도에서 귀가하던 고등학생 A양(18)을 흉기로 찔러 숨지게 하고, A양을 도우려던 고등학생 B군(17)도 흉기로 찔러 상해를 입힌 혐의를 받는다. 장씨와 피해자들은 일면식 없는 사이로 조사됐다.

장씨는 흉기를 현장 인근에 버리고 도주한 뒤 무인세탁소에서 혈흔 묻은 옷을 세탁했다. 그는 빨래 시간을 기다리며 가게 밖에 눕거나 담배를 피우는 등 태연한 모습을 보인 것으로 전해졌다.

장씨는 당초 경찰 조사에서 "사는 게 재미없어 자살을 고민하다가 범행을 결심했다"며 "전혀 모르는 사이인 피해 여학생이 지나가는 것을 보고 충동적으로 범행했다"고 진술했다.

하지만 우발적 범행을 주장했던 것과 달리 주도면밀한 모습을 보여 경찰은 계획범죄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보고 있다. 택배를 찾기 위해 거주지에 들렀다가 경찰에 긴급 체포된 것도 우발적 범행으로 보기 어렵다는 입장이다.

장씨는 또 조사 과정서 "범행 전부터 휴대전화를 꺼두고 있었다"고 진술했는데, 수사기관의 추적을 피할 방법까지 감안하고 범행을 저지른 것으로 추정된다.

장씨는 특정한 직업 없이 아르바이트하던 것으로 파악됐다. 범행 당시 음주나 약물 투약 정황은 확인되지 않았다. 정신질환 치료 전력도 파악된 바 없다.

A양에 대한 1차 부검 구두 소견은 목 부위 자상으로 전해졌다.

장씨에 대한 구속 전 피의자 심문(영장실질심사)은 이날 광주지방법원에서 열린다.

경찰은 장씨 구속 여부가 결정된 이후 신상정보 공개 여부를 심의한다. 또 프로파일러 2명 이상을 투입해 사이코패스 여부와 재범 위험도 평가할 방침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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