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년 전인 2018년 5월 12일 당시 25세였던 여성 모델 안모씨가 구속됐다. 안씨는 홍익대 누드 크로키 수업에서 동료 남성 모델 나체를 몰래 촬영한 뒤 남성혐오 사이트 워마드에 무단 유포한 혐의를 받았다.
안씨는 구속되기 11일 전 워마드에 불법 촬영한 피해자 A씨 얼굴과 나체 사진을 공유했다. 안씨를 비롯한 워마드 회원들은 A씨 사진을 보며 성적으로 모욕하는 내용의 댓글을 적었다.
관련 보도가 나오면서 이 사건은 온라인에서 큰 논란을 야기했다. 대학 수업 중 불법 촬영이 발생한 사건이라 초기에는 홍익대 학생이 범인일 것이란 주장이 나왔지만, 경찰 수사를 진행해 보니 범인은 피해자의 동료 여성 모델이었던 안씨였다.
안씨는 경찰 수사망이 좁혀오던 때 증거인멸을 시도하기도 했다. 그는 범행에 쓴 아이폰을 한강에 던진 뒤 다른 휴대전화(공기계)를 경찰에 제출했고, 워마드 관리자에게 메일을 보내 "내 활동 내역과 IP 주소, 로그 기록 등을 삭제해 달라"고 요청한 것으로 조사됐다.
경찰은 안씨 아이폰을 찾는 데 실패했으나 압수수색을 통해 그의 PC 하드디스크를 확보했다. 빠져나갈 구멍이 없다고 느낀 안씨는 결국 범행을 자백했다.
안씨는 경찰 조사에서 피해자와 말다툼을 벌였던 게 범행 이유라고 주장했다. 그는 "쉬는 시간에 피해자가 다른 모델들이 함께 쉬어야 할 탁자에 누워 있었다"며 "자리가 좁으니 나오라고 말하는 과정에서 갈등이 있었다"고 진술한 것으로 전해졌다.
안씨는 성폭력범죄의처벌등에관한특례법 위반(카메라 등 이용 촬영) 혐의로 구속기소 됐다. 2018년 8월 서울서부지법은 안씨에게 징역 10개월을 선고하고, 40시간의 성폭력 치료 프로그램 이수도 명령했다. 안씨와 검찰은 모두 1심 판결에 불복해 항소장을 냈다.
항소심에서 안씨 측은 "피고인이 우울증과 분노조절장애를 겪고 있는 상황을 참작해 달라"며 선처를 요구했다. 그러나 2심 재판부는 원심의 판단이 정당하다며 안씨와 검찰의 항소를 모두 기각했다. 이후 안씨가 상고에 나섰다가 취하하면서 원심판결이 확정됐다.
피해자 A씨는 형사재판과 별개로 안씨를 상대로 민사소송도 제기했다. A씨는 1억원 규모의 손해배상청구소송을 냈다. 2019년 7월 법원은 안씨가 2500만원을 피해자에게 배상해야 한다고 판결했다.
재판부는 "원고는 자신의 나체 사진이 인터넷에 퍼진 뒤 우울증과 대인관계 기피증에 시달렸다"며 "인터넷에 얼굴과 신체 주요 부위가 광범위하게 유포돼 피해가 크고, 이 사진들이 온라인 공간에서 완전히 삭제되기도 어려울 것"이라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남성혐오 사이트를 중심으로 2차 가해가 이뤄졌고, 이로 인한 원고의 고통은 장기간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며 "하지만 2차 가해 책임을 피고 한 사람에게 모두 전가하는 건 부적절하기 때문에 청구액의 25%만 인정한다"고 밝혔다.
워마드는 여성혐오 및 극우 성향의 사이트 '일간베스트저장소'(일베)를 미러링 하겠다는 의도에서 만들어진 것으로 알려져 있다. 이에 따라 워마드에는 일베 게시물과 같은 성격의 비윤리적이고 자극적인 내용의 게시물이 주로 공유된다.
이런 특성 때문에 안씨 사건 이후에도 워마드 관련해 크고 작은 논란이 꾸준히 반복됐다. 최근 대표적 사건으로는 2024년 5월 육군 제12보병사단 신병교육대에서 가혹 행위를 당해 사망한 훈련병 장례식에 찾아가 무단 촬영한 사진을 워마드에 올리며 조롱 글을 쓴 것이다.
글 작성자는 숨진 훈련병 실명을 언급하며 "OOO 훈련병 사망을 축하합니다"라고 글을 썼다. 그는 고인의 장례식 현장 사진을 워마드에 공유한 뒤 "남자가 죽으니 세상이 한결 클린해진 것 같다"라고 적기도 했다.
다른 워마드 이용자들도 해당 게시물에 "군기 훈련 담당했던 분 처벌할 게 아니라 영웅으로 대우해야 한다", "한남(한국 남자)을 저세상으로 보낸 분이라면 당연히 영웅" 등의 모독성 댓글을 남겼다.
숨진 훈련병을 조롱하는 글이 올라왔다는 소식에 육군은 유감스럽다는 입장을 표명했다. 이후 경찰이 고인을 조롱 및 모독하는 게시물에 대해 수사할 것 같은 움직임을 보이자, 문제의 게시물과 관련 댓글 등은 모두 삭제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