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주 여고생 살해범 장윤기가 검찰에 송치된 가운데 경찰이 도심에서 살인 사건이 발생한 것에 대해 공식 사과했다.
14일 뉴시스에 따르면 광주 광산경찰서는 이날 "이번 사건으로 희생된 고인의 명복을 빌고 누구보다 큰 고통을 겪고 있을 유가족께 깊은 애도의 말씀을 드린다"며 "큰 충격과 불안을 느끼셨을 시민들께 머리 숙여 송구한 마음을 전한다"고 했다.
이어 "피해자와 가족들에 대한 지원에 최선을 다하겠다. 다시는 이러한 비극이 되풀이되지 않도록 치안 시스템을 개선하겠다"며 "범죄예방 인프라 확충, 강력범죄에 대한 단호하고 강력한 처벌로 안전한 지역사회를 만들 것"이라고 했다.
장윤기는 지난 5일 오전 0시 10분쯤 광주 광산구 월계동 한적한 보행로에서 일면식 없는 16세 A양을 흉기로 찔러 살해하고, A양의 비명을 듣고 도우러 온 17세 B군에게도 흉기를 휘둘러 살해하려 한 혐의를 받는다.
경찰 조사 결과 이상동기 범죄 이른바 '묻지마' 범죄가 아니라 특정 여성을 향한 분노에 의한 분풀이 범죄인 것으로 나타났다. 장윤기는 범행 이틀 전인 지난 3일 아르바이트 동료인 외국인 여성 C씨로부터 스토킹 신고를 당하자 흉기를 구매했고, 30시간 가까이 거리를 배회하며 C씨를 찾아다녔다. 하지만 C씨는 타지역으로 이사 간 후였다. 이에 분노가 극대화된 상태인 장윤기가 홀로 귀가하던 A양을 분노 표출 대상으로 삼았다는 게 경찰 판단이다.
장윤기는 A양을 15분 가량 미행하다 CCTV가 없고 인적이 드문 인도에서 미리 대기하다 흉기를 휘둘러 살해했다. 경찰은 해당 장소가 등하굣길이지만 야간에는 유동 인구가 적고 CCTV가 설치되지 않은 점 등이 범행에 영향을 미친 것으로 보고 있다. 주민들은 그동안 해당 일대의 안전 문제를 지속해서 제기하며 CCTV 설치를 요구해왔지만, 대로변이라는 이유 등으로 우선순위에서 밀리면서 설치되지 않았다.
경찰은 사건 발생 하루 뒤인 지난 6일 월계동 현장 일대에 대한 범죄 안전 진단을 실시했다. 현장 주변엔 보안등이 설치돼 있었지만, 나무가 빛을 가리면서 인도 조도가 충분하지 않은 것으로 조사됐다. 또 인근에 방범용CCTV 카메라 한 대가 설치돼 있지만 이번 사건 현장에서 약 200m 떨어져 있어 선명한 식별이 불가능해 범죄 예방과 대응 측면에 취약한 것으로 파악됐다.
이에 따라 현장에 CCTV를 설치하고 수목 정비, 조도 개선 등 환경 개선 조치를 광산구에 요청했다. 광산구는 비상벨이 함께 설치되는 양방향 CCTV 5대에 대한 설치 예산을 광주시에 요구했다. 비상벨이 작동하면 광주시 CCTV 통합관제센터와 연결되는 방식으로 예산 편성 여부에 따라 최종 설치 위치와 대수가 결정될 전망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