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스토킹과 이상동기 범죄에 대한 불안감이 커지면서 여성과 1인 가구를 중심으로 호신술 교육 수요가 늘고 있다. 범죄 예방을 위한 자기방어 심리가 확산하는 모습이다.
지난 14일 서울 강남구 1인가구 커뮤니티센터에서 열린 호신술 교육에는 여성 참가자들이 몰렸다. 이날 수업은 성별 제한 없이 모집했지만 실제 참여자는 모두 여성이었다. 강남구청에 따르면 해당 호신술 강좌는 매년 조기 마감될 정도로 인기가 높은 수업이다.
교육에 참여한 대학생 김모씨(23)는 "요즘 흉악 범죄 사건을 뉴스로 접하면서 불안감을 느꼈다"며 "최소한 스스로를 지키는 방법은 배워야겠다는 생각이 들었다"고 말했다.
수업은 실제 범죄 상황을 가정한 실습 중심으로 진행됐다. 뒤에서 제압당하거나 팔을 붙잡히는 상황 등을 가정해 대응 동작을 익히는 방식이다. 강의를 맡은 ADT캡스 관계자는 "평소에도 안전에 대한 경각심을 갖고 오늘 배운 기술을 연습하는 게 중요하다"고 설명했다.
1인 가구 여성들은 일상 속 불안을 호신술 수강 이유로 꼽았다. 30대 직장인 이모씨는 "가끔 술에 취한 사람이 문을 두들기고 가는 일이 있어 불안했다"며 "10년 넘게 혼자 살다보니 배우는 게 좋다고 생각했다"고 말했다.
미성년자 자녀를 둔 학부모 사이에서도 호신술 수업 인기가 높았다. 최근 초등학생 대상 유괴 미수 사건이 잇따르면서 자녀에게 호신술을 배우게 하려는 문의도 늘고 있다. 세 딸을 키우는 40대 학부모 A씨는 "아이들에게 주짓수를 배우게 하거나 호신용품을 사줘야 할 것 같다"며 "방과 후처럼 인적이 드문 시간대 경찰 순찰이 강화됐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실제 관련 수요는 늘어나는 추세다. 김형익 한국호신술진흥회 원장은 "지난해에는 초등생 대상 문의가 많았다면 올해는 중·고등학생 수업 문의가 30%가량 늘었다"며 "최근에는 여학생 수업 요청이 특히 많다"고 설명했다.
배경에는 반복되는 스토킹 범죄에 대한 사회적 불안이 있다. 스토킹 범죄 입건 건수는 최근 3년 연속 증가세다. 이른바 '묻지마 범죄'인 이상동기 범죄 역시 매년 40건 안팎으로 발생하고 있다.
특히 최근 발생한 '광주 여고생 살인 사건' 피의자 장윤기(24)는 교제를 거절당한 여성에게 범행을 저지를 목적으로 거리를 배회하다 일면식 없는 여고생을 향해 분노를 표출한 것으로 알려져 사회에 충격을 줬다. 이에 경찰청은 학생 대상 특별치안 활동을 강화한다고 밝혔다.
전문가들은 반복되는 흉악 범죄로 사회적 불안이 높아지면서 호신술 수요도 늘었다고 분석했다. 임준태 동국대 경찰행정학부 교수는 "여성들이 최소한의 자기 보호를 위해 선택하는 대응 방식으로 볼 수 있다"고 말했다.
일각에서는 경찰의 순찰 강화로 그치는 것이 아니라 실효성 있는 대책 마련이 필요하다는 지적도 나온다. 배상훈 프로파일러는 "스토킹 범죄 전담 경찰관이나 재범 위험성 평가를 위한 프로파일러 인력이 부족하다"며 "기존 대책이 제대로 시행됐는지 평가하는 과정도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임 교수도 "순찰을 강화만으로는 한계가 있다"며 "CCTV 추가 설치 등 물리적인 시설물 보강으로 범죄 발생 가능성을 줄이는 노력이 필요하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