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3 지방선거 투표용지 부족사태'에 전국 주요 대학 총학생회들이 6·10 민주항쟁 기념일에 맞춰 시국선언에 나서며 진상규명과 선거관리 체계 개혁을 촉구했다.
10일 머니투데이 취재를 종합하면 이날 오후 6시 전국 18개 대학 총학생회는 각 대학 캠퍼스에서 동시다발적으로 시국선언을 진행한다.
참여 대학은 건국대·경희대·고려대·부산대·서강대·서울과기대·서울대·서울시립대·성균관대·숙명여대·숭실대·연세대·전남대·전북대·충북대·한국외대·한양대·홍익대 등 18곳이다.
각 총학생회는 시국선언문을 통해 △국정조사·특별검사를 통한 진상조사와 책임자 처벌·구제 대책 마련 △정부와 국회의 재발 방지 대책 수립 △중앙선거관리위원회 구조개혁 △청년·대학생을 포함한 시민이 참여하는 독립적 개혁 감시기구 설치 등을 요구할 계획이다.
대학생들은 이번 사태가 청년 세대가 중시하는 '공정'의 가치를 정면으로 훼손했다고 주장한다. 성균관대 총학생회는 "우리 세대는 공정을 중요한 가치로 여긴다"며 "선거 결과와는 별개로 동등하게 보장돼야할 권리가 누군가에겐 허락되지 않았다는 부정의가 우리를 분노하게 만들었다"고 밝혔다.
고려대 총학생회도 "민주주의는 민의로부터, 민의는 공정한 선거로부터 보장된다"며 "민의가 침해된 상황에 대해 가능한 모든 수단을 활용해 진상을 규명하라"고 주장했다.
이들은 대학생들의 문제 제기를 정파적 논쟁으로 해석해선 안 된다고 강조했다. 서강대 학생들은 "사안에 목소리를 내는 이유는 특정 정당의 유불리를 따지기 위함이 아니다"라며 "청년의 문제 제기를 정파적 입장으로 왜곡하거나 정쟁의 도구로 소비하는 것은 시민들의 요구를 흐리는 일"이라고 지적했다.
부산대 총학생회도 "여야의 정쟁을 초월해 민주주의 절차와 시스템을 지적하는 것"이라며 "국민의 권리가 행정의 무능 앞에 짓밟히지 않도록 끝까지 감시하고 행동하겠다"고 밝혔다.
연세대 학생들은 6월 민주항쟁의 상징인 고(故) 이한열 열사를 언급하며 이번 시국선언의 의미를 강조했다. 황인서 연세대 총학생회 비상대책위원장은 "1987년 시민과 대학생들은 이한열 열사의 죽음 앞에서 침묵하지 않았고, 거리로 나와 1인 1표의 민주주의를 쟁취했다"며 "국민이 투표소에서 정당한 권리를 보장받지 못한 현실이 과연 민주주의 앞에 부끄럽지 않은지 묻고 싶다"고 말했다.
대학가의 선관위 규탄 움직임은 빠르게 확산하는 모습이다. 이번 사태와 관련해 대학별 성명을 기록하는 '한 표의 기록' 사이트에 따르면 이날 기준 전국 186개 대학에서 총 361건의 학생 성명이 발표됐다.
투표용지 부족사태는 지난 3일 지방선거 당일 서울 송파구 등 투표소에서 투표용지가 부족해 일부 유권자가 장시간 대기하거나 투표하지 못하고 돌아가면서 불거졌다. 이후 시민들은 송파구 올림픽공원 핸드볼경기장 인근에서 재선거를 요구하며 일주일째 집회를 이어가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