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 남친에 65번 찔린 가수, 24살에 떠났는데...곧 출소하는 살인범[뉴스속오늘]

류원혜 기자
2026.06.19 06:03
[편집자주] 뉴스를 통해 우리를 웃고 울렸던 어제의 오늘을 다시 만나봅니다.
트로트 그룹 '아이리스'로 활동했던 고(故) 이은미씨 생전 모습./사진=SBS '좋은아침', 이은미씨 미니홈피

2011년 6월 19일. 트로트 그룹 '아이리스'로 활동했던 고(故) 이은미씨(당시 24세)가 경기 시흥시 자택 인근에서 헤어진 남자친구가 휘두른 흉기에 찔려 숨졌다. 사망 두 달 전 미니홈피에 가수 활동 의지를 드러냈던 그는 제대로 꿈을 펼쳐보지도 못하고 세상을 떠났다.

"오빠, 살려줘" 애원에도…계획 범행 정황

사건 당일 새벽 2시쯤 귀가하던 이씨는 아파트 1층에서 자신을 기다리던 전 남자친구 조모씨(당시 28세)를 마주쳤다. 조씨는 "할 말이 있다"며 이씨 손목을 붙잡고 건물 밖으로 데리고 나가려 했다. 이씨가 대화를 거부하며 엘리베이터에 타려 하자 조씨는 강제로 그를 끌어냈다.

이들은 곧 말다툼을 벌였다. 격분한 조씨는 주머니 속에 숨겨둔 흉기를 꺼내 휘둘렀다. 갑작스러운 공격에 쓰러진 이씨는 "오빠, 살려줘"라고 애원했으나 조씨는 공격을 멈추지 않았다.

"두 남녀가 싸운다"는 신고를 받은 경찰이 현장에 도착했을 때 조씨는 이미 도주한 뒤였다. 이씨는 목과 복부 등을 65회가량 흉기에 찔려 숨진 상태였다.

범행 직후 조씨는 어머니와 지인에게 '사람을 죽였다. 힘들어서 못 살겠다'는 내용의 문자메시지를 보냈다. 이후 집으로 돌아가 옷을 갈아입고 나와 열쇠가 꽂혀 있는 차량을 훔쳐 달아났다.

도주 행각은 오래가지 못했다. 조씨는 다른 사람 휴대전화를 빌려 어머니에게 전화를 걸었고, 경찰은 이를 단서로 추적에 나섰다. 결국 사건 발생 다음 날 새벽 조씨는 서해안고속도로 화성휴게소에서 검거됐다.

조씨가 2011년 6월 19일 당시 이씨를 끌고 아파트 건물 밖으로 나가던 모습./사진=SBS '좋은아침'

조씨는 경찰 조사에서 "결혼까지 생각했던 이씨가 이별을 통보해 우발적으로 범행했다"며 "술 마신 상태에서 다투다가 감정이 격해졌다"고 진술했다.

그러나 '우발적 살해' 주장은 사실이 아니었다. 조씨는 범행 전 지인에게 "여자친구를 죽이고 나도 죽겠다"고 말한 것으로 드러났다. 범행 당시에는 미리 구매한 흉기에 찔리지 않도록 테이프와 종이로 감싸 주머니에 넣은 뒤 이씨를 3시간 넘게 기다린 것으로 확인됐다.

이씨와 결혼을 약속한 사이도 아니었다. 중고차 매매업소 직원이었던 조씨는 지인 소개로 만난 이씨와 약 6개월간 만난 것으로 파악됐다. 이씨는 교제하는 동안 미니홈피에 "역시 남자는 믿을 게 못 돼", "지금이라도 알아서 다행이다. 하마터면 더 아플 뻔했다" 등 조씨를 언급하는 것으로 추측되는 글을 남기기도 했다.

"1000만원 공탁" 징역 17년 감형…2028년 출소
이씨가 조씨와 교제하는 중이었던 2011년 1월 남겼던 글./사진=이은미씨 미니홈피

살인 등 혐의로 재판에 넘겨진 조씨는 같은 해 10월 1심에서 징역 20년을 선고받았다. 재판부는 "피고인은 집 앞에서 귀가하는 피해자를 기다리는 등 계획적 범행을 저질렀다. 범행 수법도 매우 잔혹하다"며 "유족으로부터 용서받지 못했고 피해 회복을 위해 별다른 노력도 하지 않았다"고 판시했다.

조씨는 형량이 무겁다며 항소했다. 항소심 재판부는 "피고인이 범행을 인정하고 반성하는 점과 한 차례 벌금형 외에 형사처벌 받은 적이 없는 점, 유족에게 1000만원을 공탁해 다소나마 피해 회복을 위해 노력한 점 등을 참작했다"며 징역 17년으로 감형했다.

24세에 꿈을 접어야 했던 이씨는 끝내 돌아오지 못하지만, 그의 목숨을 앗아간 조씨는 형기를 마친 뒤 2028년 사회로 복귀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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