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국, 해약준비금 '근본 재검토'..대량 해지율 완화·사업비는 '제동'

당국, 해약준비금 '근본 재검토'..대량 해지율 완화·사업비는 '제동'

권화순 기자, 이창명 기자
2026.08.09 1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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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약환급금 준비금이 이익잉여금에 근접한 보험사/그래픽=김지영
해약환급금 준비금이 이익잉여금에 근접한 보험사/그래픽=김지영

보험 해약환급금 준비금(이하 해약준비금) '쇼크'로 보험사가 수 년간 배당을 못한 데 이어 자본비율까지 위협하는 사태가 벌어지자 금융당국이 근본적인 개선안을 내놓기로 했다. 다만 보험사의 과당 경쟁에 따른 사업비 지출이 해약준비금 급증으로 이어진 만큼 이에 대한 추가 규제까지 도입될 전망이다.

"정상 기업인데 청산?" 대량해지 가정 80~100%→25~35% 하향 검토

9일 금융당국 등에 따르면 보험업계는 최근 금융위원회와 금융감독원에 58조원으로 불어난 해약준비금 제도 개선안을 건의했다. 보험금 지급여력비율(킥스·K-CIS) 수준에 따라 원가 부채와 시가 부채 차액의 80~100%를 적립토록 한 현행 제도가 유지될 경우 보험사 배당이 막히고 일부 보험사는 기본 자본금까지 차감될 위기여서다.

유력한 개선안은 해약준비금 산출시 대량해지 가정을 현행 80~100%에서 보장성 25%, 저축성 35%로 낮추는 것이다. 해약준비금은 계약자가 대량 해지할 경우 보험사가 내줘야할 돈이다. 현재는 정상적인 회사인데도 청산 수준의 100% 해지를 가정해 해약준비금을 쌓도록 하는데 이를 합리적으로 바꾸자는 취지다. 실제 킥스의 요구자본 산출 시에도 대량해지 위험(리스크)을 보장성 25%, 저축성 35%로 가정하고 있다.

아울러 초기엔 손실이 나서 마이너스(-) 부채로 잡히는 계약은 해약준비금을 '0'원으로 산출해야 한다는 견해도 있다. 해약준비금은 해지할 경우 돌려줄 돈인 만큼 '음의 부채'까지 적립하는 것은 제도 취지에 맞지 않다는 논리다. 두 가지 방안만 개선안에 반영 돼도 일부 보험사는 배당 재원이 발생하거나 수조원대의 해약준비금이 절반 이하로 대폭 축소되는 효과가 날 것으로 추정된다.

일부사는 IFRS17(새 회계제도) 도입 이후 신계약은 해약준비금 산출 대상에서 빼달라는 주장도 편다. 해약준비금은 회계제도 전환에 따른 이익을 사외로 유출하지 못하도록 하는 제도인 만큼 신계약은 제외 해야 한다는 것이지만 현실적으로는 반영하지 쉽지 않을 전망이다.

"법인세 는다"며 반대한 손보사도 선회..당국 "사업비 대책도 반드시 담을 것"

'엇박자'를 냈던 생명보험사와 손해보험사가 이번에는 한 목소리를 내고 있다. 손보업계는 대체적으로 해약준비금이 감소하면 세법상의 손비(비용) 인정 금액도 축소돼 세부담이 커진다며 반대 목소리를 키웠다. 하지만 해약준비금이 급속도로 불어나자 입장을 선회한 손보사가 늘고 있다.

한 중소형사 관계자는 "기본자본 규제 시행을 앞두고 해약준비금으로 자본까지 차감될까봐 노심초사한다"며 "신계약 영업조차 제대로 하지 못하고 있다"고 말했다. 다른 대형 손보사 관계자는 "해약준비금 쌓이는 속도가 예상보다 빨라서 법인세 절감 효과를 상쇄한다"며 "해지 위험이 덜한 신계약 만이라도 적립 대상에서 제외해 줬으면 하는 바람"이라고 말했다.

현행 제도가 유지된다면 대형 보험사도 해약준비금이 조 단위로 쌓이면서 배당가능이익이 내년 말쯤 반토막 날 것으로 추정된다. 배당성향도 평균 40% 수준에서 20%대로 주저 앉아 '밸류업'에도 빨간불이 켜진다.

금융당국은 앞서 두 차례 해약준비금 제도를 '땜질식' 처방해 왔다. 내년에는 기본 자본비율 규제가 첫 시행되는 만큼 근본적인 개선안을 내놓겠다는 방침이다. 다만 해약준비금 급증 원인이 건강보험 과당경쟁에 있다는 게 금융당국의 시각이다. 실제 IFRS17 도입 이후 사업비 비용처리가 7년에서 최장 수십년으로 이연 처리되면서 보험사들이 신계약비를 역대급으로 집행했다. 회계상 시가평가 부채는 감소했으나 원가 기준 해약준비금이 급증한 주요인으로 꼽힌다.

당국 관계자는 "업계 건의 사항 중 합리적인 부분은 개선안 마련 과정에서 검토할수 있으나, 제한없이 마구잡이로 쓰고 있는 사업비 문제에 대한 해결 방안도 함께 가야 한다"며 "해약준비금 본래 취지에 맞는 근본적인 개선안을 마련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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권화순 기자

안녕하세요. 금융부 권화순 기자입니다.

이창명 기자

안녕하세요. 금융부 이창명 기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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