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의 칼' 빌려 출전했는데…펜싱 오상욱, 아시아선수권 정상 탈환

이은 기자
2026.06.20 16:01
한국 남자 펜싱의 간판 오상욱(30·대전시청)이 악조건을 딛고 2년 만에 아시아선수권대회 사브르 개인전 정상에 올랐다. /사진=국제펜싱연맹(FIE) 인스타그램

한국 남자 펜싱의 간판 오상욱(30·대전시청)이 악조건을 딛고 2년 만에 아시아선수권대회 사브르 개인전 정상에 올랐다.

오상욱은 19일(이하 현지시간) 인도 뉴델리에서 열린 2026 아시아선수권 남자 사브르 개인전 결승에서 중국의 뤄샤오퉁을 15-8로 꺾고 우승했다.

이로써 오상욱은 2024년 이후 2년 만에 아시아선수권 개인전 금메달을 탈환했다. 아시아선수권대회는 올림픽·세계선수권대회·아시안게임과 함께 주요 국제대회로 꼽힌다.

특히 이번 우승은 펜싱 대표팀의 여러 악재 속에서 이뤄낸 값진 성과다. 대한펜싱협회가 입주한 서울 송파구 올림픽공원 핸드볼경기장이 6·3 지방선거 투표용지 부족 사태로 촉발된 봉쇄 시위로 출입이 통제돼 업무가 마비됐기 때문이다.

이런 상황에서 오상욱을 비롯한 대표팀 선수들은 경기용 칼 등 개인 장비를 반출하지 못해 각자 소속팀에서 장비를 빌려 힘겹게 대회에 출전했다.

한국 남자 펜싱의 간판 오상욱(30·대전시청)이 악조건을 딛고 2년 만에 아시아선수권대회 사브르 개인전 정상에 올랐다.도경동(27·대구시청)은 동메달을 목에 걸며 2년 연속 아시아선수권 개인전 메달을 수확했다. /사진=국제펜싱연맹(FIE) 인스타그램

오상욱은 자신의 장비 없이도 놀라운 활약을 펼쳐 아시아 정상에 우뚝 섰다. 32강전에서는 카란 싱(인도)을 15-11로 꺾었고 16강전에서는 이슬람베크 아브다조프(우즈베키스탄)를 15-6으로 완파했다.

이어 8강에서는 고쿠보 마오(일본)를 15-12로 제압했고 준결승에서는 대표팀 후배 도경동(27·대구시청)을 만나 15-9로 승리했다. 도경동은 오상욱에겐 졌지만 동메달을 목에 걸며 2년 연속 아시아선수권 개인전 메달을 수확했다.

오상욱과 도경동은 오는 22일 남자 사브르 단체전에 출격, 동반 금메달 사냥에 나선다. 오상욱은 2023 항저우 아시안게임과 2024 파리 올림픽 개인·단체전 석권에 이어 오는 9월 열리는 2026 아이치·나고야 아시안게임에서 대회 2관왕을 노린다.

한편 6·3지방선거 투표용지 부족 사태를 규탄하는 시위는 서울 송파구 올림픽공원 일대에서 열흘 넘게 이어지고 있다. 명확한 주최자가 없는 시위는 시간이 흐르면서 성격이 바뀌어왔다. 시위 첫 주말(6~7일)에는 청년층 비중이 높아 극단적 주장이 자제됐지만 최근 1주일간 극우 성향 단체가 합세하면서 "부정선거 재선거", "당일 투표 수개표" 등 구호가 반복되고 있다.

지방선거 투표용지 부족 사태 진상 규명을 위한 검경 합동수사본부는 중앙선거관리위원회 서버 등에 대한 압수수색을 마무리하고 이번 주부터 본격적인 소환 조사에 돌입한다.

올림픽공원 핸드볼경기장 내에 사무실을 두고 있는 대한펜싱협회를 비롯한 대한체육회 산하 9개 종목 단체는 시위대가 출입을 막으면서 사실상 업무가 마비된 상태다. 100일도 채 남지 않은 아시안게임 준비 업무에도 어려움을 겪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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