쌍방울 대북송금 사건 수사 과정에서 검사로부터 연어와 술을 제공받으며 이재명 대통령에게 불리한 진술을 하도록 회유당했다는 주장을 한 이화영 전 경기도 평화부지사가 위증혐의로 유죄판결을 받으면서 정치권의 조작기소 특별검사 추진에 적지 않은 영향이 있을 것으로 보인다. 특히 해당 의혹으로 징계절차가 진행 중인 박상용 검사에게도 영향을 줄 수 있다는 전망도 나온다.
21일 법조계에 따르면 수원지법 형사합의11부(부장판사 송병훈)는 전날 이 전부지사의 위증혐의를 유죄로 인정하고 징역 4개월의 실형을 선고했다. 재판부 "검사실과 영상녹화실에 있었던 관련자들의 진술은 대체로 일관되거나 상호 부합하는 반면 피고인의 진술은 시기와 장소, 음주 여부 등에 있어 여러 차례 변경돼 신빙성이 부족하다"고 밝혔다. 국민참여재판 배심원 7명 가운데 4명도 이 전부지사의 위증혐의에 유죄를 선고해야 한다는 의견을 냈다.
이 전부지사의 이같은 의혹 제기는 여권이 조작기소 특검을 추진하는 배경이었다. 검찰이 사건 관계자들의 진술을 회유하는 등 이 대통령에게 불리한 방향으로 조작수사를 했으니 수사와 기소 과정을 다시 들여다봐야 한다는 논리다. 그런데 법원이 이 전부지사의 주장을 허위라고 판단하면서 조작기소 특검을 추진하는 명분이 약해질 수밖에 없어졌다. 특검이 출범하려면 단순한 의혹이 아닌 특검 수사의 필요성을 뒷받침할 구체적 정황이 필요해서다.
이와 관련, 한 법조인은 "수사와 기소가 조작됐다는 주장이 힘을 얻으려면 진술이 바뀌는 과정에 검찰의 위법한 개입이 있었다는 사정이 확인돼야 한다"며 "핵심 쟁점이던 술 제공 주장이 법원에서 배척된 것은 앞으로 특검 논의에도 불리하게 작용할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이번 판결은 박 검사에 대한 징계절차에도 변수로 작용할 전망이다. 박 검사는 현재 법무부 징계절차와 별도 감찰을 동시에 받고 있다. 법무부는 지난해 특별점검팀을 꾸려 자체조사를 한 뒤 술 제공 의혹과 관련한 감찰을 지시했다. 이후 대검은 서울고검 인권침해TF(태스크포스) 조사를 거쳐 박 검사에 대해 정직 2개월의 징계를 법무부에 청구했다. 법무부 징계위원회의 최종 의결이 남아 있어 박 검사에 대한 최종 징계수위는 아직 정해지지 않았다.
한 검찰 출신 변호사는 "이번 판결은 박 검사가 징계절차에서 적극적으로 내세울 수 있는 자료"라면서도 "징계사유에 술 제공 의혹이 직접 포함되지 않았다면 최종 징계수위에 미치는 영향은 제한적일 수 있다"고 했다. 대검의 징계 청구 사유에는 '술 제공을 통한 진술 회유 의혹' 자체는 포함되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이번 판결 직후 박 검사는 자신의 SNS(소셜미디어)에 "2년3개월간 나라를 뒤흔들었던 연어 술 파티 주장은 허위로 결론 났다"고 적었다. 그러면서 확정되지 않은 감찰 내용이 외부로 유출된 것과 관련, 법무부와 서울고검을 상대로 명예훼손 등 민형사상 법적 대응에 나서겠다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