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신을 현직 선거관리위원회(선관위) 직원이라고 주장하는 한 누리꾼이 무고한 직원들에게까지 손가락질하지 말아 달라고 호소하고 나섰다.
22일 온라인 커뮤니티 '보배드림'에는 '현직 선관위 직원입니다'라는 제목의 글이 올라왔다.
해당 글을 쓴 A씨는 자신을 현직 선관위 직원이라고 주장하며 선거 업무를 하며 경험한 고충 등을 털어놨다.
A씨는 우선 "지난날 식구를 먹이고 청춘과 함께한 직장이 밑바닥을 알 수 없이 무너지고 망가지는 지금, '너 역시도 부역자다' '똑같은 범죄자다' 침 뱉고 손가락질받고 있다"고 상황을 전했다.
이어 "제가 아는 3000명의 대다수는 제 할 일을 묵묵히 하는 평범한 사람들"이라며 "선거관리가 직업인 사람에게도 지방선거는 고통스럽다. '7장에 1장 더하는 게 무슨 대수냐'라고 생각할 수도 있지만, 그건 대수다. 큰일이었다"라고 토로했다.
또 "많아야 15명도 안 되는 직원이 50만~60만이 넘는 도시 전체의 투표와 개표를 아무 탈 없이 관리하는 건 진작 한계를 넘었다. 지금까지 선거관리는 그런 수고를 담당하는 직원들을 갈아 넣은 결과"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그러면서 "다음 선거에서 투표용지가 모자랄 일은 없겠지만, 지금 상황과 같다면 다른 문제가 없다고 장담할 수 없다. 그렇다고 그 정답이 위원장의 매일 출근, 엄격하고 철저한 감사, 선관위의 완전한 해체가 맞는지도 모르겠다"고 적었다.
A씨는 최근 벌어진 '투표용지 부족 사태' 등을 미연에 방지하기 위해서는 '충실한 교육'과 '현실적 보상'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그는 "현행법으론 하루 14시간 이상 일하고 밥 먹을 시간도 없는 사무원의 수당이 6시간 앉아있는 참관인보다 적다. 맡긴 일의 가치와 수고에 맞게 보상한다면, 얼마든지 함께 일할 분들을 구할 수 있고 그분들도 사명감을 갖고 제대로 일할 수 있다"고 주장했다.
이어 "(시민들이)사무실 앞 출퇴근길을 막고 욕하고 직원들 얼굴과 자동차 사진을 찍는다. 무고한 다수 직원에게는 그러지 말아달라. 지은 잘못은 그에 따라 당연한 벌로 갚겠다"고 당부했다.
하지만 A씨의 호소에도 누리꾼들의 반응은 냉담했다.
누리꾼들은 "'무조건 잘못했다'가 아닌 '포장된 변명'일 뿐이다" "자유민주주의 국가에서 선거가 얼마나 중요한 사안인지 제대로 모르는 것 같다" "일제에 부역해 호의호식했던 자들이 '당시 어쩔 수 없었다'는 논리를 펼치는 것과 무엇이 다른가" 등의 댓글을 남기며 비판했다.
제9회 전국동시지방선거 투표용지 부족 사태 이후 선관위의 부실 행정 등이 연일 드러나고 있다. 서울경찰청은 지난 11일 경기 과천시 중앙선관위와 서울시·송파구·서초구·강남구·광진구·동작구선관위 등 7곳에 대해 직무 유기, 공직선거법 위반 등 혐의로 압수수색을 벌였다.
선관위는 앞서 2022년 대선 때도 소쿠리 투표 논란을 빚은 바 있으며, 2023년에는 고위 간부 자녀 특혜 채용, 2025년 대선에서는 사전투표 용지 반출 등으로 비판받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