꿈 많던 여고생은 떠났는데...장윤기 "감옥서 자격증 따겠다" 뻔뻔

윤혜주 기자
2026.06.22 17:02
지난달 14일 광주 도심에서 일면식도 없는 10대 여고생을 살해한 장윤기 씨가 광주 서부경찰서에서 검찰로 송치되고 있다/사진=뉴스1

광주 도심에서 일면식 없는 여고생을 살해한 장윤기(23)가 첫 재판에서 강간 목적을 제외한 모든 혐의를 인정했다. 그는 수감 도중 자격증을 따겠다는 미래 계획을 밝혔는데, 피해자 지원단체는 미래를 잃어버린 유가족에겐 절망스러운 일이라며 엄벌을 촉구했다.

22일 뉴스1에 따르면 광주지법은 이날 강간 등 살인, 살인미수, 살인예비, 스토킹처벌법 위반 등 혐의로 구속 기소된 장윤기의 첫 재판을 열었다.

검찰의 공소사실에 대해 장윤기 측은 '강간 목적이 있었다'는 부분에 대해서만 "차후 기일에 입장을 밝히겠다"며 유보적 입장을 표하고, 나머지 모든 혐의는 인정했다. 장윤기 측 법률대리인은 "앞서 수사기관에서는 부인해왔던 계획 범행에 대해서도 입장을 바꿔 모두 인정한다"고 했다.

살인 뒤 태연히 미용실까지 들렀다

이날 검찰이 시간 순으로 공개한 범행 과정에 따르면 장윤기는 지난달 3일 자신이 스토킹하던 식당 종업원 동료인 A씨 자택에 침입해 13시간 동안 감금·감시하면서 성범죄를 저질렀다.

이후 강간 피해를 당한 A씨가 직장에 구조를 요청했고, 직장이 A씨와 장윤기를 분리 조치하자 A씨에 대한 살인 계획을 세우기 시작했다. 흉기와 장갑을 미리 구입하고 A씨를 찾아다녔으며 도주까지 염두하며 현금 100만원을 인출해 외박 준비를 했다.

장윤기는 30시간여 동안 16차례에 걸쳐 A씨가 일한 식당과 자택을 찾아 다녔다. 이 과정에 휴대전화를 끄고 USIM(회선 개통용 IC카드)칩을 제거하는 용의주도함을 보이기도 했다. 하지만 A씨는 경찰에 스토킹 신고를 하고 광주를 떠난 뒤였다.

A씨를 찾지 못한 장윤기는 다음 날인 지난달 4일 오후 11시 58분쯤 이채원양(16)을 우연히 목격해 차로 미행하기 시작했다. 그는 이양이 약 1.2㎞를 도보로 이동하는 과정을 15분간 미행했다.

장윤기는 인적 드문 대로변 갓길에 서 있던 대형 화물차 앞에 자가용을 숨긴 뒤 이양을 기다렸고, 이후 옆을 지나가던 이양을 뒤에서 접근해 제압했다. 장윤기는 성범죄 목적으로 이양을 자신의 차량으로 끌고가려 했으나 이양이 '살려달라'고 소리지르자 흉기를 수차례 휘둘러 살해했다. 이후 이양을 도우려고 온 B군을 흉기로 4차례 찔렀다.

범행 이후 장윤기는 세탁방에 들러 자신의 옷을 세탁하거나 미용실에 들러 이발까지 한 것으로 파악됐다.

검찰은 이후 재판에서 장윤기가 A씨를 상대로 범행한 5월3일부터 이양을 살해하기까지 이틀 가량의 일련의 상황이 담긴 CCTV영상과 차량 블랙박스 영상과 장윤기의 휴대전화에서 분석된 전자 정보, 부검감정서 등을 증거로 제출할 계획이다.

"수감 중 미래 계획 세우겠단 장윤기"
광주전남여성단체연합이 22일 오전 광주 동구 광주지방법원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어 고교생 이채원양을 살해한 가해자 장윤기를 엄정 처벌 할 것을 촉구하고 있다/사진=뉴시스

장윤기는 검찰이 준비한 범행 입증계획 자료를 가끔 볼 뿐 표정 변화 없이 책상에 시선을 고정했다. 검찰의 공소 사실 발언 때도 이를 꽉 깨문 채 책상을 응시했다.

숨진 이양 측 법률대리인은 "피고인은 치밀하게 범행을 사전 계획했음에도 반성하지 않고 있다"고 지적했다. 이들은 "장윤기가 수형 생활 중 제출한 진술서에는 '자격증 취득에 도전하겠다'는 내용도 있다"며 "이양의 시간은 영원히 멈췄는데 장윤기는 미래를 계획하고 있다. 이 모습을 지켜봐야 하는 유족의 고통을 헤아려 달라"며 엄벌을 거듭 강조했다.

장윤기가 법원에 제출한 자필 의견서 중 '수형 생활 중 기회가 닿는다면 중간중간 자격증 취득에 도전하겠다'는 내용이 알려지면서 피해자 지원단체는 재판부를 향해 엄벌을 촉구했다. 첫 공판을 지켜본 광주전남여성단체연합은 "장윤기의 범행으로 피해자는 미래를 잃어버렸는데 유가족은 얼마나 절망스럽겠느냐"고 했다.

유가족 변호를 맡은 김문석 법무법인 동행파트너스 변호사는 "구속된 상태로 재판을 받는 이 상황에서도 자신의 미래를 계획하고 있다는 점이 너무나도 비통하고 안타깝다"며 "피고는 자신에게 적용된 공소사실 대부분을 인정했지만 강간의 고의 부분에 대해서만 부인했다. 본인이 어떤 범행을 저질렀는지 가장 잘 알고 있음에도 그걸 다시 확인하고 그에 대한 의견을 들어 입장을 밝히겠다는 것은 결코 납득가지 않는다"고 비판했다.

재판부는 7월 13일 오전 10시에 장윤기에 대한 재판을 속행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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