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대법원 헌법·행정법연구회가 세미나를 열고 재판소원 제도에 대해 논의했다.
대법원 헌법·행정법연구회(이하 연구회)는 22일 서울법원종합청사에서 재판소원에 관한 쟁점 및 비교법적 검토를 주제로 세미나를 열었다. 지난 3월부터 시행된 재판소원 제도에 대한 법원 차원의 대응 방안을 마련하기 위한 것으로 풀이된다.
이날 첫 번째 주제는 '재판소원에 관한 몇 가지 쟁점'으로 정주백 충남대 법전원 교수가 발제를, 박종원 서울고법 인천부 판사가 지정토론을 맡았다.
정 교수는 재판소원이 구조적으로 문제가 있다고 주장했다. 그는 "헌법 제101조는 일반적 사법권이 법원에 속한다고 규정하고 있다. 그런데 헌법 제111조 제1항은 사법 작용의 일부를 이루는 것들을 떼어내 헌재의 관할에 귀속했다"며 "헌재가 관할하는 사법 작용들 중 하나인 헌법소원 심판의 대상에 법원의 사법 작용(재판) 전부가 포섭되게 되면 일반적 사법권을 행사하는 기관이 법원인가, 헌재인가 하는 문제가 생긴다"고 했다.
헌법 제101조는 '사법권은 법관으로 구성된 법원에 속한다'고 정하고 있고 헌법 제111조 1항은 △법률이 정하는 헌법소원에 관한 심판 △탄핵심판 △법원 제청에 의한 법률의 위헌 여부 심판 등을 관장한다고 정한다. 즉 일반적 사법권이 법원에 속해왔는데, 법원의 재판을 헌재가 취소할 수 있게 되면서 일반적 사법권이 헌재가 가지게 되는 것 아니냐고 지적한 것이다. 정 교수는 "법원은 어떤 쟁송물에 대해서도 완전하고 완결적으로 사법권을 행사할 수 없게 됐다"고 말했다.
정 교수는 또 "재판소원을 도입하려면 분명한 헌법적 의지에 의해 도입돼야 한다"며 "헌재를 상위 재판기관으로 하는 수직적 구조를 만들어 내든, 헌법 제111조 제1항제5호에서 정하는 '법률이 정하는 헌법소원에 관한 심판'이라고 할 게 아니라 '재판소원을 포함한다'고 개정하는 등 재판이 헌법소원의 대상으로 된다는 점을 분명하게 밝혀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에 관해 박 판사는 "헌법 제101조가 전통적 사법권과 헌법심판권의 구분을 의식하며 사법권이 법원에 속한다고 정한 건지는 분명치 않다"고 반박했다. 그러면서 "합헌적 법률 해석을 위해 실질적인 재판소원의 허용 범위를 결정하면서, 사법권과 헌법 심판권의 경계가 인식돼야 한다"했다.
그러면서 박 판사는 헌재가 재판소원 인용 결정을 해서 법원의 판결이 취소된 이후에 대한 절차가 미비하다는 점이 문제라고 설명했다. 그는 "법과 헌재 심판규칙 조문을 모두 봐도 재판소원이 인용된 이후 해당 사건을 처리할 명확한 절차를 알기 어렵다"며 "소송법상 근거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이어 "소송법에 따른 법원의 내부 이심 또는 환송절차 없이 재판소원에 따라 재판이 취소되는 경우 헌재에서 각급법원 중 어느 법원에서든 이심 또는 환송하는 건 불가능하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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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미나의 두 번째 주제는 '독일 헌법재판소 재판소원 사례 연구'로 우리나라 재판소원과의 비교법적 검토가 이뤄졌다. 발제는 김진한 법무법인 클라스한결 변호사가, 지정토론은 정수진 베를린 훔볼트대 교수가 맡았다. 끝으로 정남철 숙명여대 법대 교수가 사회를 맡고 모든 발제자와 토론자가 참여한 종합토론이 이뤄졌다.
연구회장을 맡은 이규홍 서울고법 부장판사는 이날 개회사에서 "재판소원 분야 관련 연구가 부족한 상황"이라며 "사법제도가 계속해서 변화하겠지만 재판소원이 인용될 경우 그 이후 절차가 법원에서 어떻게 이뤄져야 하는지 초점을 맞춰야 할 것"이라고 밝혔다. 이어 "향후 재판소원제도가 자리잡고 법원이 신뢰를 쌓아가는 데 큰 뒷받침이 되기를 기대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