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국장애인차별철폐연대(전장연)가 22년 만에 버스 탑승 정기 시위를 재개하면서 혜화역 일대 출근길 정체가 빚어졌다. 전장연은 이번주 약 6개월 만에 지하철 탑승 시위도 다시 시작한다.
전장연은 1일 오전 8시부터 약 1시간 동안 서울 종로구 혜화로터리 인근 버스정류장에서 '출근길 버스 탑시다' 시위를 진행했다. 이날 시위에는 경찰 추산 약 70명이 참여했다.
전장연이 정기적인 버스 시위를 재개한 것은 2004년 이후 22년 만이다. 전장연은 시외·고속버스를 포함한 모든 노선 버스에 저상버스를 도입해야 한다고 주장해 왔다.
시위 참가자들은 '교통약자 이동은 편의가 아니라 권리, 이제는 교통약자 이동권 보장법으로'라는 내용의 피켓을 들었다. 이들은 "2006년 '교통약자 이동편의 증진법'이 제정된 후 20년이 지났지만 '보장'이 아닌 '편의'인 관계로 저상버스 보급률은 절반이 채 되지 않는다"며 "22대 국회에서 1호로 발의된 '교통약자 이동권 보장법'이 여전히 계류돼 있어 이를 촉구하고자 자리에 섰다"고 밝혔다.
교통약자 이동권 보장법은 시외∙고속버스를 포함한 모든 버스와 택시에 휠체어 탑승설비 도입을 의무화하는 게 골자다. 전장연은 이날 첫 행동을 시작으로 교통약자이동권보장법 개정안이 통과될 때까지 매주 수요일 시위를 이어갈 방침이다.
이날 8시30분부터는 약 30분 동안 휠체어 이용 참가자를 중심으로 버스 탑승 시도가 이어졌다. 참가자들은 1~3명씩 인원을 나눠 버스에 탑승했다. 저상버스가 아닌 차량이 오면 휠체어에서 내려 기어서 버스에 올랐고, 다른 참가자들이 휠체어를 계단 위로 밀어 올렸다.
이 과정에서 버스 내부에 있던 뒷문으로 하차하는 등 혼잡이 빚어졌다. 한 버스는 약 7분간 출발이 지연됐다. 출근길이 가로막힌 시민들의 불만도 이어졌다. 한 시민은 "오전 9시에 회의가 있는데 늦게 생겼다"고 토로했다. 욕설을 뱉으며 다른 버스를 타기 위해 발걸음을 돌리는 이들도 보였다.
한 버스가 이미 승객이 가득 차 정류장에 정차하지 않고 지나가려 하자, 박경석 전장연 상임공동대표가 차량을 막아서며 "버스를 태워주세요"라고 반복해 외치기도 했다. 다른 일부 참가자들은 버스 문을 두드리며 탑승 지원을 요청했다.
전장연은 오는 2일 1호선 시청역(서울역 방면) 플랫폼 출근길 지하철 탑승 시위도 재개한다. 이들은 지난 1월 김영배 더불어민주당 의원의 시위 유보 제안을 받아들여 지하철 탑승 시위를 중단한 바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