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6년 전 오늘인 2010년 7월3일, 영종도 인천대교 위에서 멈춰 선 차를 들이받은 공항버스가 다리 아래로 추락했다. 버스는 180도 뒤집힌 채 지면에 내동댕이쳐졌고 승객 14명이 숨지는 대형 참사가 벌어졌다. 이 사고는 차 고장과 안전거리 미확보가 겹치며 빚어진 인재(人災)로 결론 났다. 고장 차량을 차로에 세워둔 운전자와 앞차와 충분한 안전거리를 확보하지 않은 버스 기사는 모두 실형을 선고받았고 항소심에서도 형이 유지됐다.
사고 시작은 마티즈 승용차의 고장이었다. 당시 인천대교를 주행하던 운전자 A씨(당시 45세)는 차량 이상을 느끼고 갓길에 정차하는 행동을 반복했다. 인천대교 주탑과 영종요금소 사이에서 두 차례, 톨게이트 통과 직후 한 차례 등 사고 직전까지 총 세 번 차량을 멈춘 것으로 조사됐다.
이후 톨게이트를 지나 인천국제공항 방향으로 약 500m 이동한 지점에서 차량이 또다시 멈춰 섰다. A씨는 편도 3차로 가운데 2차로에 차량을 그대로 둔 채 갓길로 이동해 보험사와 통화했다.
약 15분 뒤 뒤따르던 1톤 화물차가 1차로로 방향을 바꾸는 과정에서 마티즈의 왼쪽 뒤편을 들이받았고, 차량은 그대로 중앙분리대와 충돌했다.
문제는 그 뒤였다. 화물차와 약 5~6m 간격을 두고 시속 100㎞로 달리던 공항버스가 피하지 못한 것. 버스는 마티즈 오른쪽 뒤편을 들이받은 뒤 가드레일을 뚫고 약 10m 아래 지하차도 공사 현장으로 추락했다.
추락 과정에서 차체가 뒤집힌 버스는 천장부터 지면에 충돌했고 형체를 알아보기 어려울 정도로 심하게 파손됐다.
이 사고로 버스 승객 24명 가운데 14명이 숨지고 10명이 중상을 입었다. 경북 포항에서 출발해 경주를 거쳐 인천국제공항으로 향하던 버스에는 여행을 앞둔 가족 단위 승객이 많았다. 당시 공항이 가까워지자 상당수 승객이 안전벨트를 푼 상태였던 것으로 알려져 피해를 키운 원인 중 하나로 지목됐다.
버스 기사 B씨 역시 골절상을 입었다. 그는 앞차와 충분한 안전거리를 확보하지 않은 이유에 대해 "빨리 공항에 도착해 쉬고 싶었다"는 취지로 경찰에 진술했다.
A씨와 B씨는 교통사고처리특례법 위반 혐의로 기소됐고, 1심에서 각각 금고 1년과 금고 3년을 선고받았다.
1심 재판부는 A씨에 대해 "사고 전 차량이 세 차례나 멈추는 등 이상 징후를 충분히 인지했음에도 적절한 예방 조치를 하지 않았다"며 "차량이 동력을 상실했다면 직접 밀어서라도 갓길로 옮겼어야 했다"고 지적했다.
두 사람은 판결에 불복해 항소했지만 받아들여지지 않았다.
항소심 재판부는 "운전자로서 주의 의무를 다하지 못한 과실로 14명이 숨지는 대형 참사가 발생했고, 유족과 중·경상 피해자들에게도 큰 고통을 안겼다"며 "원심의 형량이 지나치게 무거워 부당하다고 보기 어렵다"고 판시했다.
사고는 제도 변화로도 이어졌다. 당시 공항버스는 하이패스 차로를 시속 70~80㎞로 통과한 뒤 약 500m 앞에 멈춰 있던 마티즈를 뒤늦게 발견한 것으로 조사됐다. 이에 고속 주행 상태에서 돌발 상황에 대응하기 어려웠다는 지적이 제기됐다.
경찰청은 같은 해 9월 톨게이트 50m 전방부터 하이패스 통과 최고속도를 시속 30㎞ 이하로 제한하는 내용으로 관련 규정을 개정했다.
이후 하이패스 차로의 감속 의무와 안전거리 확보의 중요성은 고속도로 안전 수칙 핵심으로 자리 잡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