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수 스티브 유(한국명 유승준)의 한국 입국을 둘러싼 세 번째 비자 발급 소송 항소심에서 주로스앤젤레스(LA) 총영사관과 유씨 측이 '병역 기피'와 '법치주의'를 놓고 정면으로 맞붙었다.
3일 뉴스1에 따르면 이날 서울고법 행정8-2부는 유씨가 LA총영사관을 상대로 제기한 사증(비자) 발급 거부 처분 취소 소송 항소심 첫 변론기일을 진행했다.
이날 LA총영사관 측은 유씨가 신청한 재외동포(F-4) 비자가 단순한 방문 비자가 아니라, 사실상 대한민국 사회 구성원으로 편입되는 효과를 갖는 체류 자격이라고 강조했다.
총영사관 측은 "병역 기피 목적으로 국적을 버린 유씨에게 국가가 이런 효과를 누리게 하는 것이 적정한지 의문"이라며 "유씨는 대한민국 사회에서 병역 기피의 아이콘 같은 존재가 됐다"고 주장했다.
이어 "유씨 사례 이후 관련 법령이 개정될 정도로 사회적 파장이 컸다"며 "1심 판결이 유지되면 국가기관을 기망해 외국 국적을 취득하면 병역을 피한 뒤에도 국민과 사실상 같은 혜택을 누릴 수 있다는 잘못된 신호를 줄 수 있다"고 강조했다.
반면 유씨는 영사관이 10년째 같은 논리만 반복하고 있다고 맞섰다. 유씨 측은 "1·2차 대법원 판결에 대해서는 한마디도 하지 않은 채 '국민 정서상 들여보낼 수 없다'는 주장만 반복하고 있다"며 "이 사건 본질은 병역 기피가 아니라 법치주의"라고 반박했다.
이어 "재외동포법과 출입국관리법상 유씨에게 적용할 입국 금지 사유가 없다"며 "법원이 여러 차례 판단했음에도 비자를 발급하지 않겠다는 것은 법치주의에 반한다"고 주장했다.
재판부는 양측 주장을 들은 뒤 변론을 종결하고 오는 9월4일 오후 2시 판결을 선고하기로 했다.
유씨는 공익근무요원 소집 통지를 받고서도 2002년 1월 해외 공연을 이유로 출국한 뒤 미국 시민권을 취득해 병역 기피 논란이 제기됐다.
이후 재외동포 비자를 통해 입국하려 했지만 LA총영사관이 비자 발급을 거부하자 비자 발급 1차 소송을 냈다. 유씨는 1심과 2심에서 패소했지만, 대법원이 이를 뒤집어 파기환송했다.
파기환송심은 대법원이 원심을 파기한 취지에 따라 유씨 승소로 판결했다. 재상고장이 접수됐으나 대법원의 심리불속행 기각으로 판결은 확정됐다.
유씨는 이를 근거로 LA총영사관에 2차 비자 발급을 신청했지만, LA총영사관 측이 재차 비자 발급을 거부하자 재소송을 냈다. 두번째 소송에서도 법원은 유씨의 손을 들어줬다.
1심은 유씨 패소로 판결했으나, 2심은 총영사관 측이 유씨의 사증 발급 거부 처분에 적용한 법 조항에 문제가 있다는 점을 짚으며 유씨 승소로 판결했다. 이어 대법원에서 판결이 확정됐다.
그러나 LA총영사관은 2002년 법무부 결정을 근거로 지난해 6월 비자 발급을 다시 거부했고, 유씨는 같은 해 9월 세번째 법정 다툼에 나섰다.
지난해 8월 1심은 유씨의 손을 들어줬다. 1심 재판부는 비자 발급 거부로 얻을 수 있는 공익에 비해 유씨가 입는 불이익이 지나치게 크고, 다른 병역면탈자들과 달리 유씨에게만 영구적인 입국을 금지하는 것은 위법하다고 판단했다.
다만 재판부는 "이번 판단이 유승준의 과거 행위가 적절했다고 보는 것은 아니"라며 "입국이 허용되더라도 대한민국의 안전이나 공공의 이익을 해칠 우려가 있다고 보기 어렵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