폭력 전과 있는데 "반성 중" 불구속...그 틈에 옛 연인 살해했다

김소영 기자
2026.07.06 14:23
경찰이 자신을 스토킹 혐의로 고소한 옛 연인을 찾아가 살해한 50대 남성에 대해 '반성하고 있다'는 이유를 들어 구속하지 않은 사실이 드러났다. 기사 이해를 돕기 위한 참고 사진. /사진=클립아트코리아

경찰이 자신을 스토킹 혐의로 고소한 옛 연인을 찾아가 살해한 50대 남성에 대해 '반성하고 있다'는 이유를 들어 구속하지 않은 사실이 드러났다.

6일 뉴스1·뉴시스에 따르면 경기남부경찰청은 이날 기자간담회에서 전날(5일) 경기 성남시 중원구 상대원동 일대에서 발생한 스토킹 살해 사건 경위를 설명했다.

앞서 전날 오전 3시쯤 성남시 중원구 상대원동 노상에서 50대 남성 A씨가 60대 여성 B씨를 흉기로 찌르고 자해하는 사건이 발생했다. B씨 스마트워치 신고를 받고 출동한 경찰은 B씨를 병원으로 이송했으나 끝내 숨졌다.

중태에 빠진 A씨도 현재까지 의식을 찾지 못한 채 병원에서 치료를 받고 있다. 경찰은 A씨에 대한 구속영장과 휴대전화 압수 등을 위한 영장을 신청하고 행적에 대한 수사를 벌이고 있다.

A씨와 B씨는 약 4년간 교제하다 헤어진 사이로 파악됐다.

B씨는 지난달 8일 경찰에 A씨를 교제 폭력으로 신고한 뒤 분리 조치를 요구했다. 경찰은 둘 사이 폭행 등 물리력이 없던 점과 B씨가 처벌을 원치 않는 점 등을 고려해 A씨에게 접근금지 경고장을 발부한 뒤 B씨 귀가를 도왔다.

이후 A씨는 이틀간 B씨에게 경찰 신고를 항의하는 취지 문자 메시지를 8통 보내고 15차례 전화를 걸었다. B씨는 이 사실을 경찰에 알렸고, 경찰 설득 끝에 지난달 10일 A씨를 스토킹처벌법 위반 혐의로 고소했다.

경찰은 A씨에게 100m 이내 접근금지와 통신차단 등 긴급응급조치를 내리고 B씨에겐 스마트워치를 지급했다. 또 A씨에 대한 잠정조치 1호(서면경고)·2호(100m 이내 접근금지)·3호(전기통신 이용 접근금지)를 법원에 신청하기도 했다.

지난달 23일 피의자 신분으로 경찰에 자진 출석한 A씨는 범행을 인정하며 "B씨에게 연락·접근하지 않겠다"고 진술했다. 경찰은 이러한 A씨 태도 등을 고려해 그를 '고위험' 관리 대상으로 지정하지 않은 것으로 파악됐다.

경찰 가이드라인에 따르면 고위험은 위치추적 전자장치(전자발찌) 부착 여부나 신고 이력 5회 이상 등을 묻는 9개 항목 중 3개 이상에 해당해야 한다. 고위험으로 판단될 경우 경찰은 7일 이내 구속영장 신청을 적극 검토한다.

경찰 관계자는 "A씨가 직접 접근해 폭행·협박한 게 아니라 문자나 전화로 스토킹한 점, 추가 피해 내용이 접수되지 않은 점을 고려했다"며 "여러 정황을 봤을 때 고위험 기준에 해당이 어려웠던 사안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실제 A씨는 피소 후 한동안 B씨에게 연락·접근 등을 하지 않았으나 지난 5일 돌연 B씨 직장을 찾아 범행을 저질렀다. A씨가 아직까지 의식을 되찾지 못하면서 정확한 범행 동기는 드러나지 않은 상태다.

A씨는 이 범행 이전 동종 전과는 없지만 2009년 폭력 전과가 한 건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경찰은 스토킹 피해 예방 매뉴얼에 따라 조치했다는 입장이지만 결국 B씨가 살해되면서 보호조치의 적정성을 둘러싼 논란은 피하기 어려워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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