특검, 한학자에 1심 징역13년 구형…"돈으로 권력 탐하지 않아" 부인

이혜수 기자, 오석진 기자
2026.07.10 17:36

(종합)

윤석열 정부와의 '정교유착 의혹'으로 기소된 한학자 통일교 총재가 10일 오전 서울 서초구 서울중앙지방법원에서 열린 정치자금법 위반 등 혐의 결심 공판에 출석하고 있다./사진=뉴스1(사진공동취재단)

김건희 특검팀(특별검사 민중기)이 정교유착 의혹을 받는 한학자 세계평화통일가정연합(통일교) 총재에게 징역 13년을 구형했다. 한 총재 측은 공소기각이나 무죄 선고를 주장했다.

특검팀은 10일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27부(부장판사 우인성) 심리로 열린 한 총재 등의 1심 결심공판에서 "정치자금법 위반 혐의에 대해서는 징역 5년을, 청탁금지법 등 혐의에 대해서는 징역 8년을 선고해달라"며 한 총재에게 총합 징역 13년형을 선고해달라고 재판부에 요청했다. 선고일은 다음달 31일로 정해졌다.

함께 재판에 넘겨진 △정원주 전 비서실장 징역 10년 △윤영호 전 통일교 세계본부장 징역 3년6개월 △윤 전 본부장의 아내 이씨 징역 3년을 각각 구형했다.

특검팀은 한 총재에 대해 "정교일치 실현을 목표로 막대한 자금력을 이용해 정치세력과 결탁·불법 개입하고, 대한민국 공권력을 위법부당하게 이용했다"며 "국정 전반에 대한 국민 신뢰가 송두리째 흔들리는 중대한 결과가 초래됐다"고 했다. 그러면서 "대통령 최측근 의원을 상대로 정치자금을 주는 등 무모하고 대담한 범행을 했다"며 "종교-정치 분리라는 헌법정신에 배치(背馳)되고 대의민주주의를 훼손했다"고 했다.

특검팀은 "한 총재는 통일교 교리 핵심 인물이고 관련 사무 최종 의사결정권자이자 정교유착 최종 수혜자"라며 "범행을 부인하고 반성하지 않아 죄질이 특히 중하다"고 했다.

특검팀은 증거인멸과 특혜 재판 의혹도 지적했다. 특검팀은 "통일교 측은 수사단계부터 수사를 방해하고 증거인멸하며, 사법절차를 경시하고 윤 전 본부장을 회유하는 등 형사사법 시스템을 우롱했다"고 밝혔다.

이어 "한 총재는 수용자 접견·보석제도를 사실상 총재 모시기 수단으로 활용해 특혜 재판 의혹도 있다"며 "일반인의 경우 장기간 구속정지 사례가 거의 없다. 재판의 유·무형 비용이 낭비됐다는 의구심도 남는다"고 덧붙였다.

한 총재는 건강 악화를 이유로 일시 석방돼 불구속 상태로 재판 중이다. 한 총재는 지난 3월 세번째 구속집행정지 결정을 받았다. 구속집행정지 기간은 계속 연장돼 오는 31일까지 일시 석방 상태가 유지된다. 한 총재는 지난 1월 구치소에서 낙상해 어깨가 부러지고 회전근개가 파열돼 치료받은 것으로 전해진다. 인공관절 수술 결과 관절 고정 및 재활에 상당한 기간이 소요되는 것으로도 알려졌다.

특검팀은 정 전 실장에 대해 "한 총재의 최측근으로 고위 간부 업무보고에 항상 동석해 주요 의사결정을 적극 조력하는 등 영향력을 행사했다"며 "그럼에도 단순 비서 역할이라고 본인의 위치를 축소해 범행을 부인하는 등 죄질이 가볍지 않다"고 했다.

윤 전 본부장에 대해선 "통일교 세 확장과 자신의 영향력 확대를 위해 범행해 죄질이 불량하다"면서도 "이미 별건 상고심에서 형이 확정됐고 수사 과정에 협조적 태도로 임한 점 등을 유리한 사정으로 고려해야 한다"고 말했다.

한학자 통일교 총재가 지난해 9월22일 오후 서울 서초구 중앙지방법원에서 윤석열 전 대통령 부부에게 통일교 현안을 청탁했다는 의혹과 관련 구속 전 피의자 심문(영장실질심사)을 마친 뒤 대기 장소인 서울구치소로 향하고 있다. /사진=뉴스1(사진공동취재단)

한 총재는 이날 법정에서 최후진술을 통해 혐의를 직접 부인했다. 한 총재는 "나는 돈으로 권력을 탐하지 않는다"고 했다.

이어 "통일교 지도자로서 본의 아니게 물의를 일으킨 점을 깊이 사과한다"며 "내가 믿고 모든 것을 맡겼던 사람(윤영호)이 오늘날 같은 결과를 만들어낸 것에 대해 너무도 마음이 아프다"고 느리게 말했다.

한 총재 측은 이 사건은 특검법에서 정하는 특검의 수사 대상이 아니므로 공소기각 또는 무죄가 선고돼야 한다고 주장했다.

한 총재가 이 사건에서 책임이 적다는 주장도 내세웠다. 한 총재 측은 "이 사건 대부분의 공소사실은 윤 전 본부장이 구성하고 실행했다"며 "한 총재는 주로 승인, 지시에 그쳤다"고 했다. 또 윤 전 본부장이 법정에서 한 총재의 혐의에 대해 한 진술은 반대신문권이 보장되지 않았으므로 증거능력이 없어 배제돼야 한다고 했다.

그러면서 "한 총재의 부재는 통일교 조직의 운영을 넘어 세계적 종교의 불안을 초래한다"며 "세계 각지에서 제출된 탄원서들이 이를 대변한다"며 양형에 참작해달라고 강조했다.

한 총재는 건진법사 전성배씨와 공모해 김건희 여사에게 가방 등 금품을 제공한 혐의를 받는다. 앞서 김 여사는 2심에서 통일교 측으로부터 받은 △1271만원 샤넬백 △6220만원 그라프 목걸이 △800만원 샤넬백 등이 모두 유죄로 인정받았다.

또 한 총재는 정 전 실장, 윤 전 본부장 등과 공모해 제20대 대선을 앞둔 2022년 1월5일 윤석열 전 대통령의 최측근으로 꼽히던 권성동 의원에게 현금 1억원을 건넸다는 혐의도 받는다. 권 의원은 항소심에서 1심과 같은 징역 2년을 선고받았다. 윤 전 본부장은 항소심에서 형이 늘어 징역 1년6개월이 선고됐다.

한 총재는 2022년 3~4월 통일교 자금 총 1억4400만원 상당을 국민의힘 국회의원 등에게 '쪼개기' 방식으로 후원했다는 혐의도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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