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500원 아이스크림 나눠 먹은 발달장애인 2명…점주 합의에도 특수절도?

송민경 (변호사)기자
2026.07.14 15:14

[송변의 법으로 본 이슈]

[편집자주] 유명인의 사건부터 생활 속 논란까지 일상과 맞닿은 다양한 사건을 법률과 판례를 바탕으로 변호사 기자가 쉽고 정확하게 풀어드립니다.
이해를 돕기 위해 챗GPT를 통해 만든 이미지입니다./사진=챗GPT

30대 중증 발달장애인 2명이 편의점에서 1500원짜리 아이스크림 한 개를 계산하지 않고 나눠 먹었다가 특수절도 혐의로 검찰에 송치됐으나 기소유예 처분을 받았다. 편의점 점주와 합의를 했음에도 특수절도 혐의가 적용된 배경은 무엇일까.

13일 경찰 등에 따르면 부산진경찰서는 지난달 부산의 한 편의점에서 아이스크림 1개를 계산하지 않고 함께 먹은 30대 발달장애인 2명을 특수절도 혐의로 검찰에 송치했다.

30대 발달장애인 2명은 편의점에서 갔다가 한명이 아이스크림 하나를 편의점 냉장고에서 집어 들어서 한 입 먹은 후 다른 남성에게 건네 나눠 먹었다. 이후 두 남성은 계산하지 않고 편의점을 빠져나갔다. 이 사실이 문제가 되자 이들은 점주에게 10만원의 합의금을 주고 처벌을 원하지 않는다는 의사를 확인했다. 하지만 경찰에 의해 특수절도 혐의로 송치됐고 검찰은 기소유예 처분을 내렸다.

특수절도죄는 야간에 건조물에 침입해 절도를 하거나 2명 이상이 합동해 타인의 재물을 절취한 경우 적용된다. 법정형은 1년 이상 10년 이하의 징역으로 6년 이하의 징역 또는 1000만원 이하의 벌금에 처해질 수 있는 일반 절도죄보다 형량이 무겁다.

대표적으로 한 명이 망을 보고 다른 한 명이 물건을 훔치는 경우가 특수절도에 해당한다. 경찰은 두 사람이 함께 아이스크림을 가져가 계산하지 않은 채 나눠 먹는 과정 전반을 공동 범행으로 판단해 특수절도 혐의를 적용한 것으로 보인다.

대법원은 특수절도의 '합동'에 대해 단순히 현장에 함께 있거나 우연히 범행에 가담한 정도를 의미하는 것은 아니라고 본다. 공동으로 범행을 실행하려는 의사가 있고 서로의 존재를 이용해 범행을 용이하게 하는 등 공동 실행관계가 인정돼야 성립할 수 있다는 것이다. 이에 따라 함께 아이스크림을 먹은 행위가 공동 실행으로 볼 수 있는지는 구체적인 사실관계에 따라 판단해야 한다.

허의영 변호사(위솔브 법률사무소)는 "경찰 입장에서는 실무상 특수절도 혐의를 적용해 송치할 수밖에 없었을 것이지만 고의와 공동 실행관계 등을 종합적으로 따져봐야 한다"면서 "발달장애인이라는 특성상 옆에 있다가 아이스크림을 나눠 먹은 사람에게도 특수절도의 고의가 있었는지 여부에 대해서 면밀한 검토가 필요하다"고 밝혔다.

피해 점주가 처벌을 원하지 않았는데도 검찰에 송치된 배경에도 관심이 쏠렸다. 경찰은 범죄 혐의가 인정된다고 판단하면 원칙적으로 사건을 검찰에 송치해야 한다. 절도죄와 특수절도죄는 모두 반의사불벌죄가 아니어서 피해자가 처벌을 원하지 않는다고 사건이 종결되지 않는다. 형법은 심신장애 정도에 따라 책임능력이 없으면 처벌하지 않고 책임능력이 미약하면 형을 감경할 수 있도록 하고 있다. 하지만 피의자들의 중증 발달장애 여부, 피해 회복과 합의 여부 등은 범죄 성립 자체를 없애지는 못한다.

이번 사건에서 검찰은 기소유예 처분을 내렸다. 기소유예는 죄를 범한 사실은 인정되나 검사가 여러 사정을 고려해 재판에 넘기지 않고 사건을 종결하는 처분을 말한다. 혐의가 없다는 '무혐의'와는 다르다.

허 변호사는 "검찰도 피의자들의 장애 정도와 피해 회복, 피해자의 처벌불원 의사 등을 고려해 기소유예 처분을 한 것으로 보인다"며 "혐의는 인정되지만 재판까지 갈 필요는 없다고 판단한 것"이라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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