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재고, 반성한다더니 "민주교육 때 다 자…'우린 잘못 없어' 학생도"

전형주 기자
2026.07.22 09:52
야구 경기 중 5·18 민주화운동 폄훼 발언을 외쳐 논란이 된 서울 배재고를 대상으로 민주시민 교육이 진행됐지만, 참여 학생 대부분 불성실한 태도를 보였다는 주장이 나왔다./사진=뉴시스

야구 경기 중 5·18 민주화운동 폄훼 발언을 외쳐 논란이 된 서울 배재고를 대상으로 민주시민 교육이 진행됐지만, 참여 학생 대부분 불성실한 태도를 보였다는 주장이 나왔다.

배재고 학생 A씨는 21일 학생신문 토끼풀과 인터뷰에서 "30명 넘는 반 학생들 중 나 포함 2명 빼고 전부 다 잤다"며 이같이 밝혔다.

앞서 서울시교육청은 9일, 13일, 15일 세 차례에 걸쳐 배재고 전교생을 대상으로 학급별 2시간씩 민주시민 교육을 진행했다. 14일에는 이재오 민주화운동기념사업회 이사장의 특강도 진행됐다. 5선 국회의원 출신인 이 이사장은 군사정권 시절 다섯 차례 구속돼 10년 6개월간 옥고를 치른 인물이다.

A씨는 "이재오 이사장이 강의 전 '자도 상관 없는데 들을 학생들은 확실히 들으라'고 했다. 그걸 들은 학생 대부분 자기 시작했다"며 "교육 자체가 효과적인지 모르겠다"고 지적했다.

A씨에 따르면 이번 교육은 민주화운동의 역사를 소개하는 데 상당 시간을 할애했지만, 혐오 표현의 정의와 범위, 위험성에 대한 교육은 거의 이뤄지지 않았다. /사진=뉴시스

A씨에 따르면 이번 교육은 민주화운동의 역사를 소개하는 데 상당 시간을 할애했지만, 혐오 표현의 정의와 범위, 위험성에 대한 교육은 거의 이뤄지지 않았다.

A씨는 "어떤 혐오 표현이 존재하는지도 안 배웠고, 왜 나쁜 건지도 안 배웠다. 어떤 혐오 표현이 있는지, 숨겨진 의미는 뭔지, 이게 왜 문제가 되는지는 알려줬으면 좋겠다. 교육이 역사에 치중해 있었지만, 중요한 건 그것을 해석하고 바라보는 태도"라고 했다.

A씨는 상당수 학생이 역사적 아픔이나 정치적 맥락을 충분히 알면서도 혐오 표현을 가벼운 놀이처럼 소비하는 경향이 있다고 짚었다. 그는 "70%는 일베 장난을 치는 것 같다. 다 같이 따라가는 문화가 심하다. 장난에 참여하지 않으면 왕따당한다는 분위기가 있다"고 강조했다.

학교 분위기에 대해서는 "그걸(야구부 혐오표현 사건) 갖고 '우리 학교 큰 일 났다'고 심각하게 위기의식 갖는 학생은 없다"고 전했다.

A씨는 "오히려 학생들이 사석에서는 '(스타벅스) 가야지 가야지' 등 표현을 농담으로 사용하는 상황"이라며 "학교 전체 분위기가 '잘못은 했는데 이게 그렇게까지 할 정도냐'인데다가, '우리가 뭘 잘못했느냐'라고 되묻는 일부 극단적인 학생도 있다"고 덧붙였다.

앞서 배재고 야구부는 지난달 29일 제81회 청룡기 전국고교야구선수권대회 주말리그 왕중왕전 경기에서 광주제일고(광주일고) 학생들을 향해 '스타벅스 가야지' '탱크데이' 등 구호를 외쳐 논란이 됐다.

대한야구소프트볼협회(KBSA)는 배재고 야구부에 '전국대회 6개월 출전정지' 징계를 내렸지만, 재심의를 통해 '1개월 출전정지'로 감경 조처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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