앞으로 상장회사의 사외이사 명칭이 독립이사로 바뀌고 일반 상장회사의 독립이사 비율이 높아진다. 또 회사의 경영진을 감시하는 감사위원을 선임 및 해임할 때 최대주주의 영향력도 줄어든다. 최대주주와 경영진이 이사회와 감사위원 선임을 좌우하는 것을 막고 이사회와 감사위원회가 경영진을 독립적으로 견제하도록 하기 위해서다.
법무부는 23일 상장회사의 투명성과 책임성을 높이고 주주의 권익을 강화하는 개정 상법이 이날부터 오는 9월10일까지 순차적으로 시행된다고 밝혔다.
우선 이날부터 상장회사의 사외이사 명칭이 독립이사로 변경된다. 일반 상장회사가 선임해야 하는 독립이사 비율도 전체 이사의 4분의 1 이상에서 3분의 1 이상으로 높아진다. 다만 자산총액 2조원 이상인 대규모 상장회사는 이미 독립이사를 최소 3명, 전체 이사의 절반을 넘도록 두게 돼 있어 기존 규정이 그대로 유지된다.
회사의 회계와 경영진을 감시하는 감사위원을 선임·해임할 때 최대주주의 영향력도 줄어든다. 기존에는 감사위원이 사외이사인 경우 최대주주와 가족·계열사 등 특수관계인이 각각 보유 지분의 3%까지 의결권을 행사할 수 있었다. 최대주주 본인뿐 아니라 특수관계인도 따로 표를 행사할 수 있어 최대주주 측이 실제로는 3%를 넘는 영향력을 행사할 수 있었다.
앞으로는 감사위원이 사내이사인지 독립이사인지와 관계없이 최대주주와 특수관계인의 지분을 모두 합쳐 의결권을 3%까지만 인정한다. 예를 들어 최대주주 측이 회사 주식의 60%를 보유해도 감사위원 선임·해임 때는 3%에 해당하는 표만 행사할 수 있다. 최대주주가 자신을 감시할 감사위원까지 좌우하지 못하게 하려는 취지다.
오는 9월10일부터는 대규모 상장회사의 감사위원 분리 선출 인원이 1명에서 2명으로 늘어난다. 최대주주가 감사위원 선임에 미치는 영향력을 줄이기 위해서다. 감사위원 분리 선출은 일반 이사들을 먼저 뽑고 그중 감사위원을 정하는 대신 감사위원이 될 이사를 처음부터 주주총회에서 별도로 선출하는 제도다.
대규모 상장회사에는 집중 투표제가 의무화된다. 자산총액 2조원 이상 상장회사는 앞으로 정관을 통해 집중투표제를 배제할 수 없다. 지난해 말 기준 적용 대상은 210개 회사로 집계됐다.
집중투표제는 2명 이상의 이사를 한꺼번에 선임할 때 주주에게 '보유 주식 수에 선임할 이사 수를 곱한 만큼' 의결권을 주는 제도다. 주주는 이 의결권을 특정 후보 한 명에게 몰아줄 수 있어 소수 주주가 지지하는 후보도 이사로 선출될 가능성이 커진다.
법무부는 "그동안 최대주주와 경영진의 영향력이 상장회사의 의사결정을 좌우해 기업의 지속 가능한 성장과 주주 권익을 해친다는 비판에 따라 두 차례에 걸쳐 상법을 개정했다"고 설명했다.
정성호 법무부 장관은 "개정 상법이 기업지배구조의 투명성과 책임성을 높이는 중요한 전환점이 되기를 기대한다"며 "앞으로도 주주의 권익을 두텁게 보호하고 기업이 지속적으로 성장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