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거하던 지인을 살해하고 경기 양평군 남한강에 시신을 유기한 30대 남성이 1심에서 징역 27년을 선고받았다.
서울북부지법 형사합의14부(부장판사 오병희)는 23일 오전 살인과 시체유기 혐의로 기소된 30대 남성 성모씨에 징역 27년을 선고했다. 15년간 위치추적 전자장치 부착도 명령했다.
성씨는 지난 1월13일 서울 강북구 자택에서 함께 살던 30대 남성 A씨를 살해한 뒤 시신을 경기 양평군 용담대교로 옮겨 남한강에 유기한 혐의를 받는다. 이들은 약 2년 전 배달 라이더로 일하며 만나 가족과도 알 정도로 가깝게 지내온 것으로 파악됐다.
재판부는 성씨에 살인의 미필적 고의가 있었다고 봤다. 재판부는 "피해자는 이 사건 범행 전 이미 피고인의 폭행으로 상당한 부상을 입은 상태였다"며 "피고인은 자신의 행위가 피해자를 사망하게 할 수 있다는 사실을 예견하면서도 헤드록을 걸어 사망에 이르게 했다"고 설명했다.
이어 시체를 유기하고 범행을 은폐했다는 점에서 엄중한 처벌을 내렸다고 밝혔다. 재판부는 "피고인이 시체를 유기해 유족은 6개월이 넘는 시간 동안 장례도 치르지 못하고 말할 수 없는 고통의 시간을 보냈다"며 "범행 이후에는 해외 도피를 계획하며 피해자 모친에 피해자가 해외에 나가 일할 예정인 것처럼 문자를 보내 사망 사실을 영원히 은폐하려고 했다"고 했다.
이날 황갈색 수의를 입고 법정에 들어선 성씨는 뒷짐을 진 채 서서 선고를 듣고 묵묵히 법정을 빠져나갔다.
재판 과정에서 성씨 측은 살인의 고의가 없었다며 우발적 범행을 주장했다. 시체유기와 상해, 절도 등 나머지 혐의는 인정했다. 성씨는 선고 하루 전인 지난 22일 재판부에 반성문을 제출했다.
성씨는 평소 A씨에 가스라이팅(심리적 지배)과 폭행도 일삼은 것으로 조사됐다. 최초 신고자이자 같은 배달업체 소속 라이더 B씨는 "피해자는 평소 성씨의 말 한마디에도 눈도 마주치지 못한 채 떨었다"며 "함께 일하는 기사들 사이에서도 성씨를 피해자와 분리해야 한다는 이야기가 계속 있었다"고 말했다.
검찰은 지난달 결심공판에서 성 씨에게 무기징역을 구형했다.
해당 사건은 당초 '시신 없는 사건'으로 재판이 진행됐으나 지난 1일 남한강에서 A씨 시신이 발견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