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한국은행이 중소기업 전반에 대한 은행 대출 실적에 연계해 지원 한도와 금리를 탄력적으로 조정하는 새 금융중개지원대출 프로그램을 도입한다.
장기간 특정 업종을 지원해 온 무역금융·신성장 프로그램은 단계적으로 없애고, 지방 중소기업 지원은 확대한다. 금융중개지원대출을 산업별 정책금융 성격에서 벗어나 기준금리의 신용경로를 보완하는 통화정책 수단으로 재정비하는 조치다.
한은 금융통화위원회는 23일 이 같은 내용의 금융중개지원대출 제도 개편안과 관련 규정 개정을 의결했다고 밝혔다.
금융중개지원대출은 한은이 총한도 30조원 내에서 은행에 연 1.25%의 저리 자금을 공급해, 자금 조달 여건이 취약한 중소기업에 대한 대출 확대를 유도하는 제도다.
한은은 2027년 하반기부터 '중소기업신용연계지원' 프로그램을 신설한다. 기존에는 한은이 정한 창업·일자리 창출·수출금융 등의 요건에 맞는 대출 취급 실적을 기준으로 은행별 자금을 배정했다. 앞으로는 특정 부문을 가리지 않고 분기별 은행의 중소기업 대출 순증액을 기준으로 한도를 배정한다.
정책자금 연계 대출과 부동산업 등 일부 업종은 지원 대상에서 제외한다. 대신 저신용등급, 무담보 신용, 짧은 업력 등으로 금융 접근성이 낮은 기업 대출에는 높은 가중치를 부여한다. 한은은 금융기관별 성과 평가를 통해 한도 배정 확대와 대출금리 우대 등 인센티브도 제공할 방침이다. 기존 시중·지방·특수은행뿐 아니라 인터넷전문은행을 참여기관에 포함하는 방안도 검토한다.
지방 중소기업 지원도 2027년 상반기부터 상당 폭 확대한다. 지방중소기업지원 프로그램 한도는 지역 경제 규모가 커졌음에도 2014년 이후 5조9000억원으로 고정돼 있었다. 한은은 수도권보다 금융 접근성이 낮고 경기 변화의 영향을 크게 받는 지방 소재 중소기업에 대한 지원을 강화하겠다고 밝혔다. 지역별 배분 규모는 금융·경제 여건 변화를 종합적으로 반영해 정한다.
반면 무역금융지원과 신성장·일자리지원은 2027년부터 단계적으로 축소·폐지한다. 두 프로그램은 특정 부문을 상시 지원하는 준재정적 성격이 강해 경제 상황에 따른 제도의 신축적 운용을 제약한다는 지적을 받아왔다. 유사한 지원이 정책금융기관을 통해 이뤄지고 있는 점도 고려했다.
독자들의 PICK!
한은은 기존 수혜 기업의 자금 조달에 차질이 없도록 각 프로그램의 신규 대출 지원 종료 시점을 내년에 미리 공지하고, 이미 취급된 대출은 만기까지 지원할 계획이다. 총한도 30조원은 당분간 유지한다. 한은은 "중소기업 지원을 지속하는 한편 통화정책 기조와의 정합성을 고려해 단계적으로 개편을 추진하겠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