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고교 '짱' 가입시키고 강남서 집단 패싸움…4개파 조폭 무더기 검거

이현수 기자
2026.07.23 12:00

드라마 야인시대 배경 '이정재 동대문사단' 계승
중·고교 '짱' 가입 유도…강남서 50명 집단 패싸움
보이스피싱·리딩방 등 지하경제 범죄 가담도

2024년 7월 진행된 ○○파 단합대회 사진. 조직원들은 가슴에 동일한 문신을 새기고 있다./사진제공=서울경찰청.

서울 강북권 기반 폭력범죄단체 '동대문파' 등 연합 4개파 조직원들이 무더기로 경찰에 붙잡혔다. 1996년 결성된 동대문파는 수십년간 패싸움, 노점상 갈취 등 범행을 반복하다 최근 10여년간 피싱 등 경제 범죄에도 가담한 것으로 드러났다.

서울경찰청 광역수사단 광역범죄수사대는 최근 폭력행위처벌법상 폭력범죄단체인 동대문파 조직원 21명과 상계파·이태원파·이글스파 등 연합 조직원 19명 등 총 40명을 검거했다고 23일 밝혔다. 이 가운데 행동대장 A씨 등 핵심 조직원 14명은 구속 송치했다. 이들은 모두 20~30대 남성으로 파악됐다.

경찰은 해외 체류 중인 조직원 2명에 대해서도 국제공조를 통해 검거할 예정이다.

일당은 2017년부터 올해 2월쯤까지 조직에 가입해 활동하며 집단 패싸움을 벌이거나 지역 후배들에게 가입을 권유하고, 보이스피싱 범죄에 가담하는 등 범죄를 저지른 혐의를 받는다.

이들은 수년간 집단 패싸움을 반복해온 것으로 조사됐다. 2020년 12월에는 경기 수원 인계동에서 상대 조직과 시비 끝에 조직원들을 불러모아 집단 패싸움을 벌였다. 올해 2월에는 서울 강남구 논현동에서 상대 조직과 다툼이 발생하자 연합 조직원까지 소집해 50여명이 대치하는 집단 난투극을 벌였다. 2023년 9월 논현동에서는 조직 간부와 부딪힌 상대 조직원을 뒤쫓아가 집단 폭행하기도 했다.

2022년 3월 우호 조직의 행사장에서 ○○파 조직원들이 굴신 경례하는 모습./사진제공=서울경찰청.

조사 결과 행동대장 A씨 등은 지역 중·고교의 이른바 '짱' 출신 등을 상대로 "근본 있는 조직"이라고 설득하며 신입 조직원 16명을 동대문파에 가입시켰다. 이들은 서울과 인천 일대 합숙소에서 생활하며 조직에 대한 충성과 수사 회피 요령 등 행동강령을 교육받았다.

또 가슴에 조직명을 문신을 새기도록 강요받았다. 규율을 어긴 조직원은 선배에게 폭행당해 치아 탈구상을 입기도 했다. 선배 조직원이 탈퇴 의사를 밝힌 후배를 43㎝ 길이 흉기로 위협한 사례도 있다.

조직원들은 우호 조직 행사에서 이른바 '병풍' 역할을 하며 조직의 위세를 과시했다. 다른 조직과 분쟁이 발생하면 선배의 호출에 집결하는 비상 타격대 역할도 수행했다.

동대문파는 다른 조직들과 연합해 피싱 등 지하경제 범죄에도 가담했다. 이들은 2013년쯤부터 중국 청도 소재 보이스피싱 합숙소를 관리하고, 서울 강북권 기반의 다른 조직원들과 함께 개인정보 매매·투자리딩방 사무실을 운영했다. 지난해 다른 조직이 경찰에 검거되자 합숙소를 폐쇄하고 개인별로 거주하도록 하는 등 수사에 대비한 정황도 확인됐다.

○○파의 故이정재 회장 65주년 추모제 공지문./사진제공=서울경찰청.

경찰은 이번 수사를 통해 ○○파가 '故 이정재의 동대문사단'을 계승한다는 명목 하에 1996년 결성된 폭력 조직이라는 사실을 입증했다.

과거 노점상 갈취와 재건축 이권 개입 등 범행 기록과 최근 활동을 분석해 동일 조직의 범행임을 확인했다. 이를 위해 압수수색·통신영장 221건을 집행하고 최근 2년간 CCTV 영상을 채증했다. 폭력행위처벌법상 폭력범죄단체로 인정되면 간부는 7년 이상, 일반 조직원은 2년 이상의 징역에 처해질 수 있다.

경찰 관계자는 "조직원들의 개별 범죄에 대해서도 신속하게 수사할 예정"이라며 "젊은 층의 폭력범죄단체 범죄 유입을 차단하기 위해 수사역량을 집중해 강력하게 대응하겠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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