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길냥이가 새 죽인다? 인간이 더 문제"...새덕후 '고양이 살처분' 작심 비판

남형도 기자
2026.07.23 13:52

최병성 기후재난연구소 대표 "새들 위협하는 건 인간, 고양이가 새 잡는 것도 자연의 한 부분"

30년간 환경운동을 해온 최병성 기후재난연구소장은 "새와 고양이는 자연의 일부분이고, 가장 위협적인 건 인간"이라고 일갈했다. /사진=최병성 기후재난연구소장

유튜버 '새덕후' 김어진씨가 불붙인 길고양이 개체수 조절 논쟁에 환경운동가인 최병성 기후재난연구소장이 작심 비판했다. 새들이 사라지는 가장 큰 원인은 인간인데 정작 조류 애호가들이 이에 침묵하며 고양이 밥 주는 문제에 골몰하고 있다는 것.

해당 논쟁은 김씨가 지난달 20일 자신의 채널에 올린 '고양이, 이젠 결단을 내려야 합니다' 영상이 씨앗이 됐다.

영상은 마라도에서 천연기념물인 뿔쇠오리를 잡는 고양이 장면으로 시작됐다. 전국에 고양이가 늘어나는 게 문제라고 지적했다. 김씨는 고양이 중성화도 실효성이 없다며 "고양이 개체수를 감소시키려면 살처분 할 수 밖에 없다"고 했다. 더 나아가 소유자가 없는 고양이 급식을 제한하자는 청원까지 올렸다.

/사진=최병성 기후재난연구소장

이에 환경운동가이자 생태교육가인 최병성 기후재난연구소 상임대표는 22일 조류 애호가들의 자제를 촉구하는 글을 올렸다.

최 상임대표는 30년 넘게 환경을 지키기 위해 행동해왔다. 이 땅의 마지막 생태보고인 강원도 영월 서강을 쓰레기 매립장으로부터 지켜내고, 쓰레기 시멘트가 만들어지는 실상을 파헤쳤다. 이에 기업으로부터 수많은 고발도 당했다.

최 상임대표는 "새가 사라지는 가장 큰 원인이 고양이가 새를 잡아 먹어서입니까, 인간이 새 서식 환경을 파괴해서입니까"라며 "여러분이 그토록 새를 사랑한다면, 새들 서식지가 파괴되는 현장을 보전하기 위해 얼마나 목숨 걸고 지키고자 했는지 돌아보라"고 했다.

조류 애호가들이 그러지 못했단 비판이다. 그는 "최근 가창오리 최대 서식지인 소들섬에 송전탑 건설로 주민들이 힘들어 할 때, 가창오리 사진 찍기 좋아하는 분들은 어디 계셨고, 무얼 했느냐"며 "그저 카메라를 들고 새를 따라다니며 사진 찍는 게 당신들이 하는 일의 전부 아니냐"고 반문했다.

그러면서 "날로 증가하는 유리 건축물에 충돌해 죽는 새와 고양이가 잡아 먹는 새 중 어느 게 더 많겠느냐"며 "유리건축물을 짓지 말라고 외쳐봤느냐"고 일침을 날렸다.

경기도 수원의 유리 방음벽에 충돌해 죽은 새의 흔적. 자연관찰앱인 '네이처링앱'의 <야생조류 유리창 충돌 조사 미션>에선 전국 곳곳의 유리방음벽과 유리 건물에 부딪히는 새의 종류와 수가 세세하게 기록되고 있다./사진=녹색연합

환경부와 국립생태원의 '인공구조물에 의한 야생조류 폐사 방지 대책 수립 보고서(2018년)'에선 우리나라에서 투명 유리창에 부딪혀 죽는 새가 한 해 800만 마리에 달한다고 추산했다.

최 상임대표는 "고양이 밥 주는 걸 막는 게 새를 사랑하는 거라면, 새 서식지 파괴하는 난개발과 유리건축물 방지 법안을 내던지 그 현장으로 달려가 온몸으로 막는 행동을 보이시라"고 꼬집었다.

최 상임대표는 그러면서 "저도 고양이가 새를 잡는 장면을 많이 봤고, 그런 사진도 여러 장 있다"며 "그러나 이건 자연의 한 부분일 뿐"이라고 했다.

아울러 "새들을 가장 위협하는 존재는 길냥이가 아니라 인간"이라며 "꼴랑 새 좋아한다는 이유만으로 사비 털어 길냥이들 밥 주는 캣맘들 마음 아프게 하지 말라"고 일갈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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