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스크 벗으세요" 김건희에 말한 이유도 '이것'...'영상' 형사재판 제한적

정진솔 기자, 오석진 기자, 이혜수 기자, 양윤우 기자
2026.07.26 06:25

[MT리포트]법정 밖으로 나온 재판③

[편집자주] 법원을 찾지 않아도 재판을 받을 수 있는 시대다. 영상재판 덕이다. 도입된 후 지금까지 진행 건수가 25만회를 넘었다. 접근성과 효율성이 높아졌다는 평가가 많지만 재판의 본질이 훼손될 수 있다는 우려도 적지 않다. 영상재판의 현재와 미래를 짚어본다.
재판 삽화/사진=임종철 디자이너 기자

형사재판에서 영상재판은 민사재판만큼 널리 활용되지 않고 있다. 피고인의 방어권과 반대신문권, 직접주의 문제 등이 맞물려 있는 탓이다. 실무적으로도 영상 증인신문 등 일부 절차에만 활용되고 있는 실정이다.

26일 대법원에 따르면 영상재판 총 실시 건수 14만8816건 중 형사재판 활용 건수는 1510건으로, 약 1%에 불과했다.

2021년 11월 개정 형사소송법이 시행되면서 형사재판에서 영상재판을 적극적으로 활용할 토대가 마련됐다. 개정법은 구속 이유 고지 절차를 비디오 등 중계 장치에 의한 중계시설로 진행할 수 있도록 한다. 피고인이 출석하지 않는 경우 그 사유가 인정되면 검사와 변호인의 의견을 들어 공판준비기일을 영상 방식으로 열 수 있도록 했다. 또 증인이 멀리 떨어진 곳이나 교통이 불편한 곳에 살거나, 건강상태 등 사정으로 법정에 직접 출석하기 어렵다고 인정되는 경우 영상 증인신문도 가능하도록 규정하고 있다.

하지만 형사재판에서 영상재판이 극히 제한적으로 쓰일 수밖에 없다는 것이 법조계의 중론이다. 먼저 피고인 쪽이 영상재판을 통한 증인들의 증언의 독립성과 신빙성을 문제삼을 수 있다. 영상 증인신문에서는 증인이 법정이 아닌 별도 영상신문실이나 원격의 장소에서 증언한다. 법정 모니터에는 증인의 얼굴과 신체 일부만 보이고 증인이 있는 공간 전체가 보이지 않는 경우가 일반적이다. 이때 제3자가 증언 내용을 알려주거나 영향을 미치면 불만이 제기될 수밖에 없다.

법관이 법정에서 직접 조사한 증거를 토대로 심증을 형성해야 한다는 직접주의 원칙도 형사재판에서 영상재판을 어렵게 하는 이유다. 증인이 화면 너머에서 증언하면 재판부와 피고인, 변호인이 증인의 표정과 시선, 말투, 자세 등과 같은 비언어적 요소를 자세히 살피기 어렵다. 실제 재판부가 피고인, 증인 등의 표정을 살피는 일은 흔하다.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33부(부장판사 이진관)는 김건희 여사 재판을 진행하며 김 여사에게 마스크를 벗을 것을 명령한 바 있다.

증언의 질이 달라질 가능성도 있다. 대부분의 증인들은 법정이 주는 엄숙함과 압박감을 견디며 기억나는 대로 증언하는데 영상재판의 경우에는 심리적으로 더 안정적인 상태에서 증언이 가능하다.

그럼에도 형사재판에서 영상재판을 허용하는 건 장점이 있기 때문이다. 성폭력 피해자나 아동 피해자, 보복 우려가 있는 증인, 범죄단체 관련 사건의 증인 등은 피고인과 직접 마주하지 않고 증언할 수 있다. 해외에 거주하거나 거동이 불편한 증인, 장거리 이동이 어려운 증인의 출석 부담도 줄일 수 있다. 구속 관련 절차에서는 피의자나 피고인 호송에 드는 시간과 비용을 줄이고, 절차를 신속하게 진행하는 효과도 기대할 수 있다.

익명의 요청한 서울의 한 판사는 "형사재판의 경우는 제한이 있을 수밖에 없다"며 "아무래도 증인이 나온다는 것 자체가 결국 증거 능력의 문제를 따질 수밖에 없게 되는 것이고 그만큼 신빙성 문제가 워낙 중요하게 여겨지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저작권자 © ‘돈이 보이는 리얼타임 뉴스’ 머니투데이. 무단전재 및 재배포, AI학습 이용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