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성호 사의, 형사사법체계 개편 변수되나

양윤우 기자
2026.07.27 04:04

사퇴 수용 후 후임 늦어지면 '대행 체제'로 진행 우려
"수리 가능성 낮다" "새 리더십 필요" 법조계 의견 분분

정성호 법무부 장관(사진)의 사의 표명이 2개월여 앞으로 다가온 형사사법 체계 개편 과정에 변수로 작용할 수 있다는 평가가 나온다. 정 장관의 사의가 받아들여지고 후임 인선이 늦어지면 법무부와 검찰이 모두 대행 체제로 개편을 맞이해야 한다는 우려가 커진다.

26일 법조계에 따르면 정 장관은 최근 참모들을 통해 이재명 대통령에게 사퇴의사를 전달했다. 법무부 역시 전날 언론공지를 통해 "정 장관이 대통령께 직접 사의를 표명하진 않았지만 과거부터 참모들을 통해 대통령께 사퇴의사를 전달했다"고 밝혔다. 정 장관은 지속적으로 주변에 "더 할 일이 없다"는 취지의 말을 했다고 한다.

정 장관이 직에 연연하지 않고 당으로 돌아가고 싶다는 것은 공공연하게 알려진 사실이다. 보완수사권 폐지에 반대한 정 장관은 수차례 "부실한 수사나 억울한 피해를 바로잡을 수단이 있어야 한다"고 주장했다. 보완수사권을 일부라도 남기지 못한다면 추후 자신이 죄인으로 평가될 것이라는 취지의 말도 해왔다.

사진=뉴시스

이에 법조계 안팎에서는 정 장관이 새로운 형사사법 체계 시행에 따른 책임과 거리를 두기 위해 사퇴의사를 공개한 것 아니냐는 관측이 나온다. 더불어민주당이 보완수사권 폐지를 당론으로 확정한 직후 사퇴의사가 공개됐다는 점에서다. 앞서 정 장관은 형사사법 체계 개편의 여러 쟁점을 두고 여당 의원들과 충돌하면서 상당한 부담을 느낀 것으로 전해졌다. 그러나 조만간 정 장관의 사의가 수리될 가능성은 크지 않다는 것이 법조계의 중론이다. 오는 10월2일 검찰청이 폐지되고 공소청과 중대범죄수사청(이하 중수청)이 출범하는데 실무적으로 정리해야 할 사안이 많아서다. 정 장관은 남은 2개월여간 공소청과 중수청 직제와 정원을 확정하고 검사 및 수사관 등 인력도 배치해야 한다.

이 밖에 기존 검찰이 진행하던 사건과 범죄정보를 어느 기관에 넘길지도 정해야 한다. 사건 송치와 영장청구 절차, 공소청과 중수청 사이의 협업방식도 구체화해야 한다. 형사사법정보시스템(KICS)을 개편하고 대검찰청 훈령과 예규 등 내부규정도 새 체계에 맞게 고쳐야 한다.

이와 관련, 한 검찰 출신 변호사는 "직무대행도 장관이나 총장의 업무를 수행할 수 있기 때문에 개편작업 자체가 중단되는 것은 아니다. 그러나 인사와 조직배치처럼 이해관계가 첨예하게 맞서는 문제를 결정하고 여러 기관 사이에서 벌어지는 충돌을 직무대행 혼자 조율하긴 어려울 것"이라고 했다.

일각에서는 장관이 교체될 가능성도 제기된다. 본인이 원하지 않는 자리를 계속 지키라고 설득할 명분이 부족하고 추후 중요한 일들을 정리하기 위해서는 새로운 리더십이 필요할 수 있다는 논리다. 한 법조인은 "정 장관이 자신이 문제를 제기했던 후속제도를 직접 집행하면 정책 추진력과 조직 장악력이 떨어질 수 있다"고 말했다.

다만 이 경우에는 혼란이 불가피할 전망이다. 후임 장관 후보자의 국회 인사청문 절차와 초대 공소청 검찰총장 후보자 추천·청문절차가 겹칠 수 있다. 새 장관이 방대한 형사사법 체계 개편 내용과 조직을 파악하고 실무적으로 필요한 일들을 조율하는 데 꽤 오랜 기간이 소요될 수밖에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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