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2배 뻥튀기' 마약 놔주고 불법 촬영…청담동 의사의 기막힌 돈벌이

'32배 뻥튀기' 마약 놔주고 불법 촬영…청담동 의사의 기막힌 돈벌이

이현수 기자
2026.07.27 04: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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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담동서 의원 위장 운영… 고객 대부분 유흥업소 종사자
警, 의사 2명 등 송치… 덱스메데토미딘 오남용 첫 적발도

서울 강남구 청담동에서 의원을 운영하며 의료용 마약류를 불법투약해 수억 원의 수익을 챙긴 의사들이 검찰에 넘겨졌다.

서울경찰청 광역수사단 마약범죄수사대는 최근 마약류관리법 위반 등 혐의로 40대 의사 A씨와 50대 의사 B씨, 의원 행정실장, 투약자 등 14명을 검찰에 송치했다고 26일 밝혔다. 이 가운데 A씨와 코카인 소지혐의를 받는 투약자 C씨 등 2명은 구속 송치했다.

경찰은 의사 2명의 재산 4억5700만원에 대해 기소 전 추징보전도 신청했다. A씨는 2021년 11월부터 2년간 미용시술을 빙자해 수면을 목적으로 방문한 내원자 7명에게 프로포폴 등 의료용 마약류를 총 71차례 불법투약한 혐의를 받는다. 이 과정에서 범죄수익 4000만원가량도 챙겼다. 의원 행정실장은 A씨의 불법투약을 방조한 혐의를 받는다.

A씨는 2021년 7월부터 약 7개월간 수면마취 상태의 환자를 27차례 불법촬영한 혐의(준강제추행·성폭력처벌법 위반)도 받는다. A씨는 성범죄혐의를 부인했지만 경찰은 확보한 증거를 토대로 법원으로부터 구속영장을 발부받았다.

동업 의사인 B씨도 2022년 7월부터 2023년 6월까지 내원자 8명에게 프로포폴과 케타민 등을 111차례 불법투약하고 4억1700만원을 챙긴 혐의를 받는다. 투약자 11명도 해당 의원에서 의료용 마약류를 1~64차례씩 불법투약받은 혐의로 검찰에 넘겨졌다.

적발된 투약자들은 대부분 유흥업 종사자로 파악됐다. 투약자 11명 가운데 9명은 30대였다. 하루 최대 1350만원을 결제하거나 13시간 동안 의원에 머문 경우도 있었다. 한 투약자는 11개월 동안 64차례 내원해 총 2억5300만원을 지불했다.

경찰이 압수한 덱스메데토미딘.  /사진 제공=서울경찰청
경찰이 압수한 덱스메데토미딘. /사진 제공=서울경찰청

A씨와 B씨는 여러 의원이 입주한 건물에서 일반 의원인 것처럼 위장한 채 불법영업을 이어갔다. 마약류 1회 투약비용은 약 35만원으로 원가의 31.7배에 달했다. 심야 시간대나 휴일에도 투약자가 요구하면 불법시술을 했다. 불법투약자의 진료기록은 작성하지 않았고 마약류 취급 보고도 누락했다. 또 이번 사건에서는 일반 수면마취제인 '덱스메데토미딘'이 마약류 대용으로 오남용된 사례가 처음으로 적발됐다. 덱스메데토미딘은 최근 마약류 지정 필요성이 제기된 동물용 마취제 '메데토미딘'과 유사한 성분을 가진 약물이다. 피의자들은 마약류 감시망을 피하면서도 장시간 수면상태를 유지하기 위해 해당 약물을 의료용 마약류와 병용 투약했다.

경찰은 식품의약품안전처에 덱스메데토미딘의 마약류 지정 등 규제검토를 요청했다. 또 의료용 마약류를 이용한 성범죄를 예방하기 위해 수면마취 시 간호사 등 제3자가 반드시 동석하도록 하는 '샤페론(보호자) 제도' 의무화도 관계부처에 건의했다.

경찰 관계자는 "일반 마취제를 단속을 피하기 위한 범행수단으로 악용하는 사례가 늘고 있다"며 "의료기관 내 마약류 불법취급과 이를 이용한 강력범죄에 대해 엄정하게 수사할 방침"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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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현수 기자

사회부 사건팀 이현수 기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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