검찰이 '강북구 모텔 약물 연쇄살인' 사건 생존 피해자들의 법정 증언을 뒷받침하기 위해 국립과학수사연구원(국과수)에 향정신성의약품의 성상 변화 등에 대한 정밀 분석을 의뢰했다.
28일 법조계에 따르면 서울북부지검은 강북구 모텔 약물 연쇄살인 사건 피고인 김소영(20)이 범행에 사용한 향정신성의약품을 가루로 빻았을 때 나타나는 성상 변화 등에 대한 분석을 지난 20일 국과수에 의뢰했다. 분석 결과는 아직 나오지 않았다.
이번 분석 의뢰는 생존 피해자들의 진술 내용에 대한 과학적인 근거가 필요하다는 재판부 판단에 따라 이뤄졌다. 검찰 관계자는 "피고인이 일부 혐의를 부인하고 있는 상황에서 증언의 신빙성을 확인하기 위한 과학적 근거를 요구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김소영은 지난해 12월부터 올해 2월까지 약물이 든 음료를 건네 남성 2명을 숨지게 하고 1명에게 상해를 입힌 혐의로 재판에 넘겨졌다. 이후 같은 수법으로 피해를 입은 생존 피해자 3명이 추가로 확인되면서 지난 4월30일 추가 기소됐다. 서울북부지법은 두 사건을 병합해 재판을 진행 중이다.
검찰은 추가 기소된 사건의 혐의 입증을 위해 생존 피해자 4명을 증인으로 신청했다. 이들은 모두 김소영이 건넨 음료를 마신 뒤 의식을 잃었다가 깨어난 것으로 조사됐다. 현재까지 증인 신문을 마친 생존 피해자 3명은 모두 김소영이 건넨 음료에서 '강한 쓴맛'이 났다고 공통되게 진술했다.
사망 피해자 유족 측 법률대리인 남언호 법률사무소 빈센트 변호사에 따르면 지난 23일 비공개로 진행된 증인 신문에서 생존 피해자 A씨는 "김소영이 건넨 숙취해소제에서 강한 쓴맛이 느껴졌다"고 진술했다. 이는 지난 5월7일과 7월14일 각각 법정에 나온 다른 생존 피해자 2명의 증언과도 일치한다.
반면 김소영은 추가 기소된 피해자 3명에 대한 혐의를 전면 부인하고 있다. 김소영 측 변호인은 "피고인은 피해자 3명을 만난 사실은 있지만 와인잔에 약물을 넣거나 알약 가루를 넣은 숙취해소제를 건넨 사실 자체가 없다"고 주장했다.
재판부는 다음달 18일 나머지 생존 피해자 1명에 대한 증인신문을 진행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