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NS 보고 산 다이어트약, 알고 보니…2배 뛴 '청소년 마약' 끊어내려면

박상혁 기자
2026.07.31 05:30

[기획]클린 스쿨-마약 없는 학교④ "플랫폼 사업자 책임 강화, 마약계정 관리 필요"

[편집자주] 머니투데이는 올해 마약, 도박, 자살 등이 없는 맑은 학교 만들기에 나서고 있습니다. 마약 청정국으로 불리던 한국에 마약이 넘쳐나고 있습니다. 학교도 예외는 아닙니다. 일부 청소년의 일탈도 아닙니다. 공부 잘하겠다고, 살 빼겠다고 먹은 약은 오남용으로 이어지고 있습니다. SNS에서 메신저로 쉽게 접근할 수 있습니다. 일상으로 파고든 청소년 마약 실태를 알아보고 어떻게 도울 수 있는지 현장의 목소리를 통해 살펴봤습니다.
10대 마약사범 단속 건수/그래픽=이지혜 디자인기자.

전문가들은 청소년 마약 확산을 막기 위한 최우선 과제로 'SNS(소셜미디어) 유통망 차단'을 꼽는다. 마약 판매 게시물과 계정을 신속히 차단되도록 플랫폼 사업자의 관리 책임을 강화할 필요가 있다는 조언도 나온다.

24일 대검찰청·경찰청 등 관계기관이 참여하는 마약범죄 특별수사본부에 따르면 10대 마약 사범은 2020년 313명에서 2021년 450명, 2022년 481명으로 늘었다. 2023년에는 1477명으로 급증한 뒤 2024년 649명으로 감소했지만 여전히 2020년의 두 배를 웃돈다.

청소년들 사이에서 빠르게 마약이 확산된 배경에는 'SNS'를 통한 손쉬운 접근성이 있다. 엑스(X·옛 트위터) 등에서 마약을 뜻하는 은어나 약물 과다복용을 의미하는 'OD'(Overdose)를 검색하면 판매·구매 글과 투약 인증 게시물을 어렵지 않게 찾을 수 있는 게 현실이다. 판매자들은 SNS에서 구매자를 끌어모은 뒤 텔레그램 등 폐쇄형 메신저로 옮겨 은밀하게 거래한다.

한 경찰 관계자는 "청소년들은 처음부터 범죄를 저지른다는 생각으로 마약에 접근하기보다 SNS에서 우연히 관련 게시물을 접한 뒤 단순한 호기심으로 발을 들이는 경우가 많다"며 "집중력을 높여주는 약이나 이른바 '다이어트약'처럼 포장해 경계심을 낮추는 수법도 문제"라고 했다.

SNS 유통망 차단이 청소년 마약 대책의 우선 과제로 거론되는 이유다. 마약 관련 은어와 판매 게시물을 신속히 탐지해 노출을 막고, 반복적으로 관련 정보를 유통하는 계정까지 차단해야 한다는 의견이 많다. 플랫폼 사업자에게 관리 책임을 부여해 마약 관련 불법 정보를 선제적으로 탐지·차단하도록 하는 방안도 거론된다.

제5차 청소년보호 종합대책 '마약' 부문 주요 내용/그래픽=이지혜 디자인기자.

정부도 온라인상 마약류 정보 유통을 막기 위한 제도 개선에 나섰다. 지난해 발표한 제5차 청소년 보호 종합대책에는 정보통신망을 통한 마약류 정보 유통 행위의 처벌을 강화하는 방안이 담겼다. 내년까지 미성년자에 대한 마약류 투약 유인·권유 행위를 처벌하고, 청소년 대상 의료용 마약류 처방 제한 기준도 마련할 방침이다.

마약 등 유해 콘텐츠 노출 자체를 줄이기 위한 SNS 이용 제한도 검토하고 있다. 방송미디어통신위원회는 지난 16일 만 14세 미만의 SNS 가입을 제한하는 방안을 검토중이라고 밝혔다.

최경진 가천대 법학과 교수는 "마약류는 미성년자뿐 아니라 성인에게도 금지되는 만큼 관련 정보와 유통 경로를 차단할 명분은 충분하다"며 "플랫폼 사업자의 책임을 강화해 마약 판매 게시물과 계정을 적극적으로 관리하도록 해야 한다"고 말했다.

다만 청소년의 SNS 이용을 일률적으로 제한하는 방안은 정교하게 설계해야 한다고 봤다. 최 교수는 "과거 셧다운제가 실패했던 경험이 있는 만큼 무조건 금지하는 방식만으로는 성공하기 어렵다"며 "부모의 협력은 물론 규제 대상인 청소년에게 필요성을 설명하고 이해를 구하는 과정도 함께 가야 한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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