입소 상담 중 혼자 다니다 넘어져 화상 입은 한살배기…대법 "어린이집 원장 과실"

김소영 기자
2026.08.06 16:39
부모가 어린이집 입소 상담을 하는 사이 원장실을 나선 한 살배기가 홀로 돌아다니다 화상을 입는 사고에 대해 원장에게 업무상 과실이 있다는 대법원 판결이 나왔다. 기사 이해를 돕기 위한 참고 사진. /사진=게티이미지뱅크

부모가 어린이집 입소 상담을 하는 사이 원장실을 나선 한 살배기가 홀로 돌아다니다 화상을 입는 사고에 대해 원장에게 업무상 과실이 있다는 대법원 판결이 나왔다.

6일 뉴스1·뉴시스에 따르면 대법원 2부(주심 엄상필 대법관)는 최근 업무상과실치상 혐의로 재판에 넘겨진 어린이집 원장 A씨에 대해 무죄를 선고한 원심을 파기하고 사건을 대전지법으로 돌려보냈다.

충남 계룡시에서 어린이집을 운영하는 A씨는 2023년 5월 한 살배기 B군을 데리고 방문한 어머니 C씨와 입소 상담을 했다.

C씨가 상담 도중 계속 원장실 밖으로 나가려는 B군을 제지하자 A씨는 C씨에게 "어린이집은 안전하고 밖에 선생님들도 있으니 자유롭게 탐색하도록 두셔라. 그게 좋다"라고 말했다.

이후 A씨는 거실에서 수업 중이던 보육교사들에게 '아이 좀 봐달라'고 말한 뒤 상담을 위해 원장실로 돌아왔다. 그러나 B군은 25분간 어린이집 내부를 홀로 돌아다닌 것으로 전해졌다.

사고는 B군이 문이 잠기지 않은 조리실에 들어가면서 발생했다. 당시 조리실 바닥엔 육개장이 든 뜨거운 냄비가 뚜껑이 열린 채 놓여 있었는데, B군이 그 근처에서 넘어지면서 몸 전체가 냄비에 빠져 화상을 입었다.

검찰은 냄비 뚜껑을 열어둔 채 조리실 바닥에 둔 조리사, 조리실에서 나오면서 문을 잠그지 않은 보육교사와 함께 A씨를 업무상 과실치상 혐의로 기소했다.

1심 법원은 이들에게 유죄를 인정해 금고 6개월에 집행유예 1년을 선고했다. 1심 재판부는 "A씨가 B군을 보육할 교사를 명확히 지정하지 않아 B군이 위험에 노출되게 했다"며 업무상 주의의무 위반을 인정했다.

A씨는 이에 불복해 항소했고, 2심은 A씨에게 무죄를 선고했다. 항소심 재판부는 어린이집 입소 절차를 마치지 않은 아동에 대해서까지 아동을 보호할 특정 보육교사를 지정해 배치할 업무상 주의의무는 인정되지 않는다고 봤다.

또 직접적인 사고 원인은 조리사와 보육교사에게 있는 만큼 A씨가 주의의무를 위반했다고 하더라도 사고와 인과관계가 없다고 봤다.

그러나 대법원 판단은 달랐다. 대법원은 "구체적으로 어떤 영유아가 어린이집의 보호 대상이 되는지는 어린이집이 그 영유아에 대한 보호 의무를 실질적으로 인수했는지 여부를 기준으로 판단해야 한다"는 법리를 제시했다.

대법원은 사고 당시 B군이 입소 상태가 아니었더라도, 입소를 위해 보호자와 함께 방문한 B군을 보호자에게서 인계받은 A씨 행위를 통해 B군이 해당 어린이집의 보호 대상이 됐다고 봐야 한다고 지적했다.

B군 나이와 발육 상태 등을 고려하면 A씨가 B군을 어린이집 거실로 내보낼 때 특정 보육교사를 지정·배치하는 등 보호·관찰이 실효적으로 이뤄질 수 있도록 할 업무상 주의의무가 인정된다는 취지 판단이다.

대법원은 "A씨의 업무상 주의의무 위반으로 사고가 발생했다고 인정되는 이상, 조리사와 보육교사의 업무상 과실이 경합했다고 해서 A씨의 업무상 주의의무 위반과 사고 사이의 상당인과관계가 단절된다고 볼 순 없다"며 유죄 취지로 사건을 파기환송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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