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타트업 스톡옵션 현금화 여전히 어렵다"…10명중 9명 '보유중'

"스타트업 스톡옵션 현금화 여전히 어렵다"…10명중 9명 '보유중'

최태범 기자
2026.08.06 18: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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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 스타트업들이 직원에게 주는 스톡옵션의 문턱은 낮아졌지만 현금으로 바꾸는 길은 여전히 막혀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대부분의 기업이 법에서 허용하는 최소 기간인 2년만 채우면 권리를 행사할 수 있도록 했으나 정작 스톡옵션을 행사해 주식을 손에 쥔 직원 10명 중 9명은 한 주도 팔지 않았다.

6일 주식보상·등기·인사·급여 등 통합 관리 플랫폼 '주주(ZUZU)'를 운영하는 코드박스가 공개한 '스톡옵션 트렌드 리포트 2026'에 따르면 스톡옵션의 의무 재직 기간은 상법상 최소치인 2년으로 설정한 기업이 전체의 81.7%를 차지했다.

2년이 지난 뒤 실제 권리를 행사하기까지 걸린 기간의 중앙값은 1.64개월로 집계됐다. 스톡옵션 행사가격을 액면가로 정한 기업의 비중도 2024년 15.0%에서 올해 23.6%로 늘었다.

반면 스톡옵션을 행사한 뒤 주식을 처분한 사례는 드물었다. 설문에 참여한 행사자의 90.9%는 취득한 주식을 전량 보유하고 있었으며, 절반 이상(50.8%)은 "주식을 팔 수 있는 시장이나 기회가 없기 때문"이라고 답했다. 이 비율은 2024년 조사(88.3%)보다도 높아졌다.

이번 리포트는 활성 기업 8000여 곳의 스톡옵션 부여 사례 2만2947건(5월31일 기준)을 분석하고, 스톡옵션 권리자 137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7월 설문조사를 토대로 작성됐다. 코드박스가 관련 보고서를 발간한 것은 2024년 이후 2년 만이다.

스톡옵션 제도는 갈수록 단순해지고 있다. 장기간 근속을 유도하기보다 직원이 빠르게 권리를 확보할 수 있도록 설계하는 방향으로 바뀌는 모습이다.

대표적인 변화는 베스팅(Vesting) 구조다. 2년을 채우면 한 번에 100%를 행사할 수 있는 방식과, 2년 뒤 50%를 먼저 행사하고 이후 나머지를 나눠 행사하는 방식의 비중은 2024년 31.1%에서 올해 54.3%로 늘었다.

행사가격을 액면가로 정하는 기업도 증가했다. 액면가로 스톡옵션을 부여하면 기업가치가 오를수록 직원이 얻는 차익도 커진다. 직원 입장에서는 부담이 줄어들지만 기업 입장에서는 장기 재직을 유도하는 효과는 상대적으로 약해질 수 있다.

실제로 권리자들의 행동도 달라졌다. 의무 재직 기간이 끝난 뒤 6개월 안에 스톡옵션을 행사한 비중은 17.4%에서 75.8%로 급증했다. 권리를 행사할 수 있는 시점이 되자마자 대부분 행사에 나서는 셈이다.

하지만 스톡옵션을 행사했다고 곧바로 수익을 실현하는 것은 아니었다. 조사 대상의 스톡옵션 가치는 행사가격보다 중앙값 기준 84.5% 높았지만, 이는 어디까지나 평가상 이익이다.

상장이나 인수합병(M&A), 구주 거래 등이 이뤄지지 않으면 비상장 주식을 현금으로 바꿀 방법이 마땅치 않기 때문이다. 실제 시세를 확인할 수 있는 사례 가운데 15.2%는 가치가 11배 이상 뛰었지만 19.8%는 행사가격보다 낮거나 비슷한 수준에 머물렀다.

이 과정에서 행사 자금과 세금 부담도 적지 않은 것으로 나타났다. 스톡옵션이 취소되거나 소멸된 경험이 있는 응답자 가운데 28%는 행사 비용과 세금 부담을 이유로 꼽았다.

가장 큰 이유는 이직이나 퇴사에 따른 자격 상실(37%)이었으며, 주가가 행사가격보다 낮아져 권리를 포기한 경우도 24%를 차지했다.

실제 취소 사례도 늘고 있다. 전체 스톡옵션 부여 건수 대비 취소율은 18.2%에서 31.3%로 상승했다. 취소 시점을 확인할 수 있는 사례의 88.1%는 의무 재직 기간인 2년을 채우기 전에 발생했다.

시간이 지날수록 수익률은 쌓이는 모습도 확인됐다. 2020년 스톡옵션을 부여받은 권리자의 잠재 차익 중앙값은 200%, 2024년 부여자는 66%였다. 다만 연평균 수익률은 2020년 20.1%, 2022년 19.8%로 비슷해 특정 시기의 급등보다 기업가치가 꾸준히 상승한 결과라는 분석이다.

제도에 대한 설명이 부족하다는 지적도 나왔다. 응답자의 69%는 자신의 스톡옵션 조건을 이해하고 있다고 답했지만 회사로부터 부여·행사 조건을 충분히 설명받았다는 응답은 46%, 제도의 가치와 의미를 안내받았다는 응답은 47%에 그쳤다.

서광열 코드박스 대표는 "데이터 분석을 통해 스톡옵션의 실질적 가치가 검증된 반면 그 가치를 임직원에게 제대로 인식시키는 운영 프로세스의 공백도 확인됐다"며 "복잡한 스톡옵션 관리를 디지털로 표준화해 기업과 권리자 간의 소통 공백을 해소해야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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