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권위원장 "장애 여성에 대한 폭력은 '구조적 참사'"…제도 개선 촉구

김서현 기자
2026.08.10 14:29

경찰에 형사절차 진술권 보장, 노동부에 폭력 근절 대책 촉구

안창호 국가인권위원장이 지난 5월 서울 중구 국가인권위원회 전원회의실에서 열린 제14차 상임위원회를 주재하고 있다./사진=뉴시스.

안창호 국가인권위원장이 10일 "장애 여성에 대한 폭력은 우리 사회가 겪고 있는 구조적 참사"라며 관계 부처에 장애인 대상 폭력 근절을 위한 제도 개선을 촉구했다.

안 위원장은 이날 성명을 내고 "경찰에 대해서는 장애인 피해자의 형사절차 진술권 보장, 표준사업장을 관할하는 고용노동부에 대해서는 장애인 폭력 예방을 위한 실효적인 제도 개선을 촉구한다"고 밝혔다.

안 위원장은 "최근 우리 사회 곳곳에서 공간을 가리지 않고 장애인에 대한 폭력이 발생하고 있다"며 "거주 시설 시설장이 장애 여성에게 성폭력을 가하고, 염전에서는 장애인이 수년간 감금과 무급 강제 노동에 시달렸으며 '모범적 일터'라고 인증한 장애인표준사업장에서도 성폭력이 발생했다"고 말했다.

이어 "특히 장애와 여성이라는 이유로 교차 차별을 겪으며 취약한 위치에 있는 장애 여성을 대상으로 하는 젠더 폭력이 연일 언론에 보도되는 상황은 우리 사회에 자성을 촉구하고 있다"고 말했다.

안 위원장은 "수사 현장에서 진술 조력인과 신뢰 관계인 동석 미준수, 2차 피해를 예방하기 위한 노력 부족 등의 문제가 꾸준히 제기되고 있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발달장애인 대상 수사 시에는 전담 수사관이 반드시 참여하는 등 장애인 피해자의 형사절차 진술권을 보장하기 위한 수사기관의 노력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또 "장애인에게 노동은 생계 수단을 넘어 세상으로 나아가는 통로이자 자립과 복지의 출발점"이라며 "장애인표준사업장에서 장애인에 대한 폭력이 발생하는 것은 제도에 대한 전반적인 관리·감독이 부족했다는 점을 보여준다"고 꼬집었다.

안 위원장은 인권침해가 발생한 장애인표준사업장의 경우 즉시 인증 취소가 이뤄져야 한다고 지적했다. 안 위원장은 "지금은 장애인표준사업장 인증이 취소되려면 '2년 안에 3번 이상'의 중대한 인권침해 사안이 발생해야 한다"며 "인권침해 확인 즉시 인증이 취소되고 지원금을 환수해야 한다"고 말했다.

또 "장애인복지법상 학대 신고 의무 대상에도 장애인표준사업장이 빠져 있다"며 "장애인표준사업장을 신고 의무 기관에 포함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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