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처음엔 몰랐다"… 김건희 여사, '로저비비에 클러치백' 김기현 재판서 증언

오석진 기자
2026.08.10 14:43
윤석열 전 대통령 부인 김건희 여사가 지난해 8월 서울 서초구 서울중앙지법에서 열린 자본시장과 금융투자업에 관한 법률 위반 및 정치자금법 위반 혐의 등의 구속 전 피의자 심문(영장실질심사)에 출석하고 있다. /사진=뉴스1

김건희 여사가 전당대회 당선에 대한 감사 인사로 자신에게 267만원 상당의 가방을 건넨 혐의를 받는 김기현 의원 부부 재판에 증인으로 나와 "처음에는 몰랐지만 나중에는 인식했다"고 밝혔다.

김 여사는 10일 오전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22부(부장판사 조형우) 심리로 진행된 김 의원과 그 배우자 이모씨의 청탁금지법 위반 혐의 재판에 나와 이같이 증언했다.

당초 김 여사는 건강 문제와 증언을 거부할 예정이라는 점 등을 들어 증인 출석을 하지 않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그러나 재판부는 선물 관련 증언을 하더라도 김 여사 자신의 형사처벌로 이어질 우려가 없어 증언을 거부할 수 없다고 고지했다. 김 여사는 당시 영부인이었지만 청탁금지법상 공직자 배우자가 직무와 관련한 금품을 받아도 처벌을 하지 않는다는 점에서다.

이후 재판부가 증언 거부에 따른 과태료가 부과될 수 있다고 고지하자 김 여사는 "모르는 것도 상상의 나래를 펼쳐야 하느냐"고 했다. 재판부는 "기억나는 것만 대답하면 된다"고 했다.

김 의원 측은 김건희 특검팀(특별검사 민중기)이 수사를 마친 뒤 이 사건 선물이 윤 전 대통령의 직무와 관련된 뇌물에 해당하는지 추가로 수사할 필요가 있다는 취지로 국가수사본부에 이첩했기 때문에 김 여사 증언이 향후 형사처벌로 이어질 가능성이 있다고 주장했다.

그러나 재판부는 현실적으로 관련 수사는 종결된 것으로 봐야 한다고 했다. 또 클러치백이 여성용 물품인 만큼 윤 전 대통령에게 제공된 것으로 보기도 어렵다고 했다.

이어 김 여사는 로저비비에 클러치백을 받은 사실 자체는 인정했다. 다만 김 여사는 이를 김 의원 부부에게 직접 전달받은 것은 아니며, 선물의 존재와 출처도 뒤늦게 알았다는 취지로 증언했다.

김 여사는 "영부인은 클러치백이 필수품이다. 저걸 제가 봤으면 썼을 것 같은데 안 썼다"고 말했다. 또 이씨가 보낸 편지와 '김기현 국민의힘 당대표'라고 적힌 포스트잇 역시 당시 제대로 인식하지 못했으며, 직원들이 여러 클러치백을 정리해 둬 물건을 확인하는 과정에서 편지와 함께 발견한 것 같다는 취지로 설명했다.

특검팀이 당 대표 배우자로부터 명품과 편지를 받고도 기억하지 못하는 것은 이례적이지 않느냐고 추궁하자 김 여사는 "검사님 그간 영부인들 수사 다 했느냐. 저만 했지 않느냐"며 "절 무조건 죄인으로 모는 것 자체가 이해가 안 된다"고 말했다.

해당 가방이 당대표 선거와 관련된 것이라고 생각했느냐는 김 의원 측 반대신문에는 "당대표는 제가 신경쓸 것도 없고 전혀 모른다"며 "그건 김 의원을 모함하는 것"이라고 했다.

김 여사는 당시 상황에 대해 "제가 아무것도 안 했는데 '줄리' 의혹부터 저의 악마화가 이어져 지겨울 때였다"며 "누가 예전에 무엇을 선물했는지 기억이 잘 안 나지 않느냐. 그 점을 이해해주시면 감사하겠다"고 했다.

김 의원 부부는 2023년 김 의원이 국민의힘 전당대회에 당선 직후 같은 해 3월17일 김 여사에게 267만원 상당의 로저비비에 클러치백 1개를 제공한 혐의를 받는다. 김 의원 측은 부인이 선물을 제공할 때 관여하지 않았다는 입장이다. 부인 이씨는 선물을 전달한 것은 맞지만 청탁의 의도는 없었다고 주장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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