회사에 넘긴 특허, 10년 뒤 팔려 돈 벌었다…나도 보상받나?

송민경 (변호사)기자
2026.08.11 12:00
서울 서초구 대법원 청사 모습./사진=뉴스1

회사에 특허를 넘긴 지 10년이 지난 뒤 해당 특허가 다른 회사에 양도돼 수익이 발생했다면 직원이 직무발명 보상금을 청구할 수 있다는 대법원 판단이 나왔다. 보상금 청구권의 소멸시효는 특허를 회사에 승계한 때가 아니라 실제 지급요건이 발생한 때부터 진행된다는 취지다.

대법원 2부(주심 오경미 대법관)는 전 직원인 권모씨가 LG전자를 상대로 낸 직무발명보상금 청구 소송에서 원고 패소로 판단한 원심을 깨고 사건을 다시 판단하기 위해 특허법원으로 돌려보냈다고 11일 밝혔다.

권씨는 2000년부터 2018년까지 LG전자 연구원으로 근무하면서 다른 직원 2명과 함께 휴대전화의 근접 터치 감지 기능과 관련한 발명을 했다. LG전자는 해당 발명을 승계해 국내 특허 3건을 출원했고, 이를 기초로 미국과 유럽에서도 특허를 출원·등록했다.

LG전자의 직무발명 보상규정은 직무발명을 유상으로 양도하거나 실시를 허여했거나 권리 행사를 통해 유형의 이익을 얻은 경우 등 보상 유형별로 지급요건이 발생하면 심의·의결 등의 절차를 거쳐 보상금을 지급하도록 정하고 있었다.

이후 LG전자는 2015년 9월 해당 직무발명을 포함한 특허 12건을 제3자에게 양도하는 계약을 체결했다. 권씨는 회사가 직무발명을 양도해 이익을 얻은 만큼 회사 내부 규정 등에 따라 보상금을 지급해야 한다며 소송을 냈다.

쟁점은 직무발명 보상금 청구권의 소멸시효가 언제부터 시작되는지였다. 옛 발명진흥법에 따르면 직무발명을 회사가 승계한 경우 발명자인 종업원에게 보상금 청구권이 인정된다. 이 청구권은 10년간 행사하지 않으면 소멸시효가 완성된다.

LG전자 측은 특허권을 회사가 승계한 시점부터 소멸시효가 시작된다고 주장했다. 이 사건 특허의 국내 출원일을 기준으로 권씨가 소송을 낸 시점에는 이미 10년이 지났다는 것이다.

1심은 권씨의 청구를 일부 받아들였지만 특허법원은 판단을 뒤집었다. 특허법원은 직무발명 보상금 청구권이 법적으로 '이행기의 정함이 없는 채권'에 해당한다며 특허권을 승계한 때부터 소멸시효가 진행한다고 봤다. LG전자 내부 보상규정 역시 보상금의 지급방법과 절차 등을 정한 것에 불과할 뿐, 지급시기까지 정한 것으로 볼 수 없다고 판단했다.

하지만 대법원의 판단은 달랐다. 대법원은 직무발명 보상금 청구권이 원칙적으로 사용자가 특허권 등을 승계한 시점부터 소멸시효가 진행하지만, 회사의 근무규정 등에서 보상금 지급요건과 지급절차 등을 정하는 방식으로 지급시기를 정하고 있다면 달라질 수 있다고 봤다.

대법원은 이 같은 규정이 단순히 보상금 지급 방법이나 절차를 정한 것이 아니라 보상금 지급시기를 불확정기한으로 정한 것이고 직무발명보상금 채무에 대해 '불확정기한부 채무'에 해당한다고 봤다. 이에 따라 특허권이 회사에 승계된 시점이 아니라 실제 보상금 지급요건이 발생한 때부터 보상금 청구권을 행사할 수 있다고 했다.

대법원은 "종업원 등의 직무발명 보상금청구권은 10년간 행사하지 않으면 소멸시효가 완성되지만 관련 근무규정에서 지급절차 등을 규정하는 방식으로 지급시기를 정하고 있는 경우에는 그와 같이 정해진 시기에 보상금청구권을 행사할 수 있다"고 판단했다. 이에 따라 원심 판결을 파기하고 다시 판단하라며 돌려보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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