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우 하영(본명 안하영)의 증조부 안상호가 독립운동가 이재명 의사의 처단 시도로 중상을 입은 친일반민족행위자 '을사오적' 이완용을 치료한 의료진 중 한 명이었다는 기록이 확인됐다.
11일 국사편찬위원회 한국사데이터베이스에 따르면 1992년 공개된 역사학자 고(故) 박영석 전 건국대 사학과 교수의 논문 '이완용 연구'에 안상호의 이름이 등장한다.
논문에 따르면 이재명 의사는 1909년 12월22일 서울 명동성당에서 벨기에 국왕 추도식에 참석하고 돌아오던 이완용을 흉기로 공격했다. 중상을 입은 이완용은 병원으로 옮겨져 수술받은 뒤 입원 53일 만에 퇴원했다.
논문에는 "한성병원과 대한병원 의료진, 박종환, 안상호 등 당시 일류 의사들의 치료에 의해 목숨을 구하게 됐다"고 기록돼 있다.
목숨을 건진 이완용은 이듬해인 1910년 8월 한일병합조약 체결에 앞장섰다. 이재명 의사는 거사 직후 붙잡혀 사형을 선고받고 같은 해 9월30일 22세의 나이로 순국했다.
하영은 그동안 방송 등을 통해 자신을 '4대째 의사 집안'이라고 소개하며 증조부가 고종 황제를 진료했다고 밝혀왔다.
그러나 최근 하영의 증조부가 친일 단체로 알려진 '대정친목회' 평의원 명단에 이름을 올렸던 안상호라는 사실이 알려지면서 '친일파 후손 논란'이 불거졌다. 안상호는 조선총독부 기관지 '매일신보' 인터뷰에서 일본식 생활을 강조하며 내선일체를 선전한 기록도 있다. 내선일체는 일제강점기 시절 일본이 조선을 식민 통치하기 위해 내놓은 민족 말살 정책이다.
하영 측은 당초 증조부의 친일 행적 의혹에 대해 "사실과 다른 부분이 있다"고 부인했으나 하루 만에 입장을 정정했다. 소속사는 11일 "대정친목회 평의원 명단에 이름을 올린 기록이 실존함을 확인했다"며 "충분한 검증 없이 성급하게 사실무근이라고 답한 점 진심으로 사과드린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