치매에 걸린 남편을 7년간 돌보다 끝내 목 졸라 살해한 80대 아내가 항소심에서도 실형을 선고받았다.
11일 법조계에 따르면 수원고법 형사3부(고법판사 조효정)는 살인 혐의로 기소된 A씨의 항소심에서 원심과 같은 징역 5년을 선고했다. A씨 나이와 건강 상태 등을 고려해 법정 구속은 하지 않았다.
A씨는 2022년 12월 19일 오후 10시쯤 경기 의왕시 자택 거실에서 엎드려 있던 남편 B씨의 목을 졸라 살해한 혐의로 재판에 넘겨졌다.
A씨는 치매를 앓고 있던 B씨를 7년간 간병해 왔으나 B씨 건강이 급격히 악화하자 범행한 것으로 조사됐다. A씨는 범행 이후 따로 사는 아들에게 전화했고, 아들이 경찰에 신고했다.
재판 과정에서 A씨는 "남편이 넘어지면서 주변에 있던 멀티탭 전선 등에 우연히 목이 감겨 사망했을 가능성이 있다"며 살인 고의성을 부인했다.
그러나 1심 재판부는 "이 사건 범행은 배우자의 목을 졸라 살해한 것으로 범행 방법과 내용 등을 고려하면 죄책이 매우 무겁다"면서도 "피고인이 형사처벌을 받은 전력이 없는 초범인 점과 우발적으로 범행한 것으로 보이는 점 등을 참작했다"고 했다.
A씨와 검찰은 모두 항소했다. 하지만 항소심 재판부는 "피해자는 경부 압박 질식사한 것으로 판단된다. 사고사 가능성과는 양립하기 어렵다"며 이를 모두 기각했다.
그러면서 "처벌 불원은 피고인이 범행을 진심으로 뉘우치고 유족이 이를 받아들였을 때 의미가 있다"며 "피고인이 범행을 전면 부인하고 있는 이상 유족이 선처를 호소한 것을 양형에 참작할 수 없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