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심당 임신부만 바로 입장" "KTX 청년만 40% 할인" 배려냐 특혜냐...시끌

박효주 기자
2026.08.13 07:15
최근 성심당의 임산부 우선 입장 '프리패스' 제도를 둘러싸고 온라인에서 논쟁이 일었다. 누군가에게는 필요한 배려지만, 누군가에게는 납득하기 어려운 특혜로 비친다는 것이다. 사진은 지난해 12월23일 크리스마스를 이틀 앞둔 대전 중구 성심당 일대에 빵을 사려는 고객들이 차례를 기다리고 있다. /사진=뉴스1

최근 성심당의 임산부 우선 입장 '프리패스' 제도를 둘러싸고 온라인에서 논쟁이 일었다. 누군가에게는 필요한 배려지만, 누군가에게는 납득하기 어려운 특혜로 비친다는 것이다.

논란은 한 온라인 커뮤니티 게시글로 시작됐다. 작성자 A씨는 "열심히 80분 줄을 서서 들어갔는데 임신부는 바로 입장했다"며 "5분 동안 20명은 넘게 들어간 것 같다"고 주장했다. 그는 "안 그래도 (임산부에게) 혜택이 많은데, 이런 혜택까지 챙기려고 출산 예정일이 적힌 종이까지 들고 다니는 모습을 보니 화가 난다"고 했다.

성심당은 임신부 본인과 동반 1인에게 대기 줄 없이 우선 입장할 수 있는 '프리패스'를 운영하고 있다. 이를 두고 "임신부가 장시간 서서 기다리기는 어렵기 때문에 필요한 배려"라는 의견과 "일반 고객이 오래 기다리는 상황에서 우선 입장이 반복되면 불만이 생길 수 있다"는 반응이 맞선다.

이 같은 지적은 성심당만의 얘기가 아니다. 신체적·연령적 조건이나 사회적 약자의 편의를 돕기 위해 도입된 다양한 우대 제도를 둘러싸고도 비슷한 갈등은 반복돼 왔다. 필요한 배려와 지나친 특혜를 가르는 기준을 두고 누리꾼마다 인식 차이가 뚜렷한 것.

지하철 무임승차 제도가 대표적이다. 만 65세 이상에게 요금을 받지 않는 이 제도는 지하철 적자가 커지면서 "세금을 더 내는 젊은 세대가 부담을 떠안는 역차별"이라는 지적을 받고 있다. 서울시는 최근 무임승차 연령을 65세에서 70세로 높이는 방안을 추진 중이고, 대구시는 이미 조례를 개정해 2026년 68세, 2028년 70세로 단계적으로 상향하기로 했다.

연령 기준의 우대 혜택을 둘러싼 역차별 논란도 제기된다. KTX의 청년 할인 제도 '힘내라 청춘'은 만 25~33세 청년에게 최대 40%까지 요금을 할인해주는데 명절 귀성길이나 출퇴근길에 좌석을 구하지 못한 중장년층 사이에서 "같은 요금을 내고 타는데 단순 연령만으로 혜택을 구획하는 것은 또 다른 차별"이라는 지적이 나온다.

서울시가 지하철 무임 연령을 70세로 높이는 안과 무임승차 혜택을 버스로까지 확대하는 방안을 추진한다. 사진은 서울 시내 지하철 키오스크 모습. /사진=뉴스1

성심당 임산부 배려 정책과 KTX의 청년 할인 제도는 수혜 대상이나 운영 방식이 다르다. 하지만 특정 그룹에 우선권을 부여하는 것이 필요한 배려인지, 다른 그룹에 대한 불공정한 우대가 아닌지를 두고 비슷한 논쟁이 이어지고 있다.

이 같은 갈등은 사회심리학에서 오래전부터 다뤄온 '공정성'의 문제이기도 하다. 미국 사회심리학자 모턴 도이치는 1975년 발표한 연구에서 사람들이 공정하다고 판단하는 기준을 형평(equity), 평등(equality), 필요(need) 등으로 설명했다.

평등은 모두에게 같은 몫을 주는 것을, 형평은 각자의 기여나 성과에 비례해 몫을 나누는 것을 공정하다고 보는 기준이다. 반면 필요의 원칙은 처한 상황이나 필요가 다르다면 그에 따라 다르게 대우하는 것도 공정하다고 본다.

성심당 논란에 대입하면 모든 고객이 똑같이 줄을 서야 한다는 양적 비례의 시각과 장시간 대기가 어려운 임신부에게 우선권을 주는 게 공정하다는 필요의 원칙이 같은 공정의 가치를 두고 맞서는 셈이다.

배나래 건양사이버대 사회복지학과 교수는 "사회적 약자를 배려해야 한다는 데는 대체로 공감하지만 특정 집단에 우선권이나 혜택을 부여하는 순간 '왜 저 대상만 혜택을 받아야 하느냐'는 문제가 제기될 수 있다"며 "혜택을 받지 못하는 사람이 자신이 손해를 본다고 느끼면 배려를 특혜나 역차별로 받아들이게 되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또 "모두에게 같은 절차와 기준이 적용돼야 한다는 공정성에 민감할수록 이러한 박탈감은 더 크게 나타날 수 있다"며 "누군가는 오랜 시간 기다리거나 같은 비용을 부담하는데, 특정 조건을 이유로 다른 사람에게 우선권이나 혜택이 주어진다면 배려의 필요성보다 불공정성을 먼저 주목할 수 있다"고 했다.

이어 "여기에 제도를 악용하는 사례까지 나타나면 '정말 배려가 필요한 사람인가'라는 의심으로 이어져 악용 없이 혜택을 이용하는 사람들까지 의심받고 배려에 대한 사회적 신뢰 자체가 흔들릴 수 있다"고 지적했다.

배 교수는 "배려의 본질은 특혜를 주는 게 아니라 불편을 줄여주는 것"이라며 "임산부나 장애인, 고령자 등 사회적 약자가 실제로 겪는 불편을 줄이면서도 다른 사람에게 과도한 특혜로 받아들여지지 않도록 성심당 같은 사기업도 대상과 방식, 기준을 세심히 설계할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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