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억대 성과급' 삼전닉스도 제쳤다…직장인 가장 행복한 회사는 '이곳'

류원혜 기자
2026.08.13 05:20
국내 직장인이 평가한 행복도 1위 기업은 공기업인 한국가스공사로 나타났다./사진=한국가스공사 홈페이지

억대 성과급으로 '꿈의 직장'으로 불린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도 국내 직장인 행복도 1위에는 오르지 못했다.

13일 직장인 플랫폼 블라인드가 발표한 '2026년 블라인드 지수'에 따르면 국내 직장인이 평가한 행복도 1위 기업은 공기업인 한국가스공사(85점)로 나타났다.

이어 SAP코리아와 한국남동발전(각 82점), 구글코리아(80점), 한국주택금융공사(79점) 순이었다. 일과 삶의 균형을 뜻하는 '워라밸'이 좋다고 소문난 공기업과 외국계 기업들이 상위권을 차지했다.

블라인드 지수는 재직자들이 한 해 동안 회사에서 느낀 행복도를 평가한 값이다. 한국노동연구원과 함께 개발한 일·관계·문화 영역의 15가지 지표를 측정한다. 이번 조사에는 지난해 7~12월 재직 인증한 국내 직장인 3만4372명이 참여했다.

같은 업계에서도 기업별 행복도 격차는 컸다. 반도체 업계의 양대 기업인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는 지수 격차가 뚜렷했다. SK하이닉스는 상위 3% 수준이었으나 삼성전자는 상위 60%에 그쳤다.

플랫폼 업계에서도 네이버는 상위 2%인 반면 카카오는 전년 상위 46%에서 올해 상위 93%로 급락했다. 삼성전자와 카카오는 최근 노조와 성과급 갈등이 두드러졌던 기업으로, 조직 내 성과급 격차에서 비롯된 상대적 박탈감 등이 영향을 미친 것으로 풀이된다.

실제 블라인드 게시물 21만8000건을 분석한 결과 지수 상·하위 기업을 가리지 않고 △노조 △성과급 △연봉 △파업 등 키워드가 가장 많이 언급됐다. 다만 상위 기업군에서는 하위 기업군에 비해 조직 이탈보다는 개선을 전제로 한 대화나 질문이 1.8배 더 많았다.

국내 직장인들의 전반적인 행복도는 하락했다. 행복도가 상승한 기업은 100여곳에 그친 반면, 하락한 기업은 370곳을 넘었다. 행복도 50점 이상을 받은 기업의 비중도 지난해 47%에서 올해 33%로 줄었다.

행복도가 낮아졌음에도 이직을 시도하는 직장인은 오히려 줄어든 것으로 나타났다. 일반적으로 직장 만족도가 떨어지면 이직 시도가 늘어나는 점을 고려하면 이례적인 현상이다.

신재용 서울대 경영대학 교수는 "지금의 이직 감소는 만족이 아니라 위축된 노동시장에서 나타난 관망의 결과"라며 "마음이 떠난 조직은 활력을 잃는다. 이 같은 암묵적인 비용은 생산성과 혁신, 협업에 큰 영향을 미치지만 재무제표에는 거의 나타나지 않는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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