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술은 되는데 돈이 문제…폐차 플라스틱 재활용 비용 75% 줄여야

기술은 되는데 돈이 문제…폐차 플라스틱 재활용 비용 75% 줄여야

김지현 기자, 최경민 기자, 김도균 기자
2026.08.13 06: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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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사이클 자원강국]<3>자원의 보고 폐자동차(下)

[편집자주]  보호무역주의의 강화, 국제 분쟁의 증가 추세 속에 자원이 곧 안보인 시대가 열렸다. 리사이클링은 자원빈국에 살고 있는 우리 입장에서 거의 유일한 선택지가 되고 있다. 이를 통해 대한민국이 '자원강국'으로 전환될 수 있을지, 그 가능성을 확인해봤다.

폐자동차 재활용했더니 플라스틱 8톤 회수…"비용 75% 낮춰야"

GIC 자동차 플라스틱 재활용 프로젝트/그래픽=이지혜
GIC 자동차 플라스틱 재활용 프로젝트/그래픽=이지혜

바스프·LG화학(275,500원 ▲1,500 +0.55%)·미쓰비시화학·사빅·수에즈 등 글로벌 대표 화학사들이 참여한 연합체 GIC(글로벌 임팩트 연합)는 지난 1년간 흥미로운 프로젝트를 진행했다. 자동차에 적용된 플라스틱을 어느 수준까지 재활용할 수 있는지 확인하는 실험이었다. 매년 막대한 양으로 버려지는 자동차 폐플라스틱의 상업화를 위해 경쟁 관계인 이들이 손을 잡은 것이다.

이번 프로젝트에는 다양한 브랜드와 모델의 폐자동차 총 100대가 투입됐다. GIC는 이들 차량의 범퍼와 시트, 헤드램프 등 각종 부품에서 총 8톤의 플라스틱 소재를 회수했다. 차량 1대당으로 환산하면 전체 플라스틱의 절반가량이다. 회수한 플라스틱은 화학적 재활용을 거쳐 PE(폴리에틸렌), PP(폴리프로필렌) 등 약 15가지 원료로 재탄생할 수 있을 것으로 분석됐다.

이같은 결과에 GIC는 자동차 플라스틱을 재활용할 기술적 기반은 이미 충분히 갖춰졌다고 평가했다. 찰리 탄 GIC CEO는 "가장 고무적인 결과는 기술 수준이 많은 사람이 생각하는 것보다 훨씬 앞서 있다는 점"이라며 "폐차에서 회수한 플라스틱을 다시 자동차용 소재로 활용하는 '클로즈드 루프'가 가능하다는 점을 입증했다"고 강조했다. 문제는 비용이다. 자동차 플라스틱 재활용의 경제성을 확보하려면 현재보다 비용을 약 75% 이상 절감해야 하는 것으로 전해졌다.

찰리 탄 GIC(글로벌임팩트연합) 최고경영자(CEO) /사진=김지현
찰리 탄 GIC(글로벌임팩트연합) 최고경영자(CEO) /사진=김지현

다만 GIC는 비용 문제 역시 해결할 수 있다는 입장이다. 재활용 플라스틱 생태계가 일정 수준 갖춰지고 산업간 협력이 확대되면 비용을 충분히 낮출 수 있기 때문이다. 가령 완성차업체가 폐차에서 플라스틱을 쉽게 회수할 수 있도록 차량을 설계하고, 해체·분류 과정의 자동화를 확대하면 인건비를 줄일 수 있다. 재활용 물량을 안정적으로 확보해 규모의 경제를 갖추는 것도 처리 효율을 높이는데 도움이 될 수 있다. 여기에 재활용 시장에 대한 충분한 수요가 뒷받침돼야 한다는게 GIC의 설명이다. 기업들이 재활용 소재에 대한 안정적인 시장이 존재할 것이라는 확신을 갖게 되면 비용 절감에 필요한 인프라에 적극적으로 투자하게 된다는 얘기다.

해당 프로젝트에 참여한 최녹영 바스프 리더도 이에 공감했다. 최 리더는 "가장 큰 장애물이라고 느꼈던 것은 순환 생태계를 형성하는데 필요한 업체들이 서로 협업한 경험이 너무 부족하다는 것이었다"며 "새로운 생태계를 구축하려면 협력은 필수적"이라고 말했다. 바스프는 관련 파트너사들과 가스화, 해중합, 용매 기반 재활용 등 다양한 재활용 기술을 연구하고 있다. 기존 및 미래 자동차 폐기물에 적합한 선별·분류 기술에 대한 이해도 넓히고 있다.

지난 1년간 진행된 기술적 입증 결과를 토대로 GIC는 지난 4월부터 상업적 검증에 들어갔다. 발레오·재규어랜드로버 등 글로벌 완성차업체들도 새롭게 이 프로젝트에 합류했다. GIC는 앞으로 1년간 밸류체인 전반의 파트너들과 대규모 상용화를 위해 어떤 변화가 필요한지 파악하고, 관련 소재 규격을 개발하는 한편 기업들이 실제 활용할 수 있는 구체적인 로드맵을 마련한다는 계획이다.

탄 CEO는 "산업계와 정부 모두 중요한 역할을 해야 한다고 생각한다"며 "정부가 명확한 틀을 제시하고, 산업계가 협력해 현실적인 문제를 해결할 때 가장 좋은 결과가 나올 것"이라고 제언했다.

최녹영 BASF 리더 /사진=김지현
최녹영 BASF 리더 /사진=김지현

자원 낭비에 수출도 못해…車재활용으로 플라스틱·철강 확보전

8일 경기도 양주의 한 폐차업체에 폐차 접수를 한 차량들이 겹겹이 쌓여 있다. /사진=김영상 기자
8일 경기도 양주의 한 폐차업체에 폐차 접수를 한 차량들이 겹겹이 쌓여 있다. /사진=김영상 기자

철강과 알루미늄, 각종 플라스틱·화학제품으로 구성된 폐자동차는 그 자체로 자원의 보고다. 문제는 그동안 폐차를 통한 자원회수가 제대로 되지 않았다는 점이다. 유럽에서만 매년 80만톤 규모의 폐자동차 플라스틱이 쓰레기로 분류돼 소각·매립되고 있는 것으로 파악된다.

이런 현실 속에서 재활용률 의무화 움직임이 관측되고 있다. EU(유럽연합)는 2032년 이후 신차에 사용되는 플라스틱의 15%를 재생 원료로 사용해야 한다고 못박았다. 2036년 이후에는 이 비율이 25%로 치솟는다. 이 중 최소 20%는 폐차나 사용단계에서 탈거된 차량 부품에서 나온 플라스틱으로 충족해야 한다.

자원빈국이면서도 자동차 수출국인 우리나라 입장에서는 폐자동차 리사이클(재활용)에 눈을 돌릴 수밖에 없다는 얘기다. 폐자동차의 재자원화를 제대로 이행하지 못할 경우 막대한 양의 자원을 낭비하는 것은 물론이고, 해외 시장에 자동차를 파는 것 자체가 어려워져서다. 특히 유럽 등의 재활용 소재 규제는 중국을 향한 무역장벽으로도 해석되고 있다. 탈중국 밸류체인(가치사슬)에서 역할을 강화하고 있는 한국 제조업의 현실을 고려할 때 반드시 걸어가야 할 길인 셈이다.

이재명 정부 출범 이후 기후에너지환경부는 폐자동차 리사이클에 드라이브를 걸고 있다. 기후에너지환경부는 '케이-순환경제 리본(Re-born) 프로젝트'의 4대 핵심품목 중 하나로 폐자동차를 꼽았다. 이를 통해 '폐차업체-전처리업체-소재사-부품사-완성차'가 함께하는 생태계를 구축하겠다는 것이다. 정부에 따르면 현대차(409,500원 ▲6,500 +1.61%) 등 완성차업계는 전국 120여개 주요 폐차장과 협력 네트워크를 구축하고 플라스틱 등을 회수해 다시 자동차 제조에 활용하는 실증을 진행하고 있다.

핵심 과제는 '폐차 조달→분해→파쇄→선별→원료 회수→신차 투입'으로 진행되는 밸류체인 구축이다. 폐차 자원 회수율을 끌어올리면서, 동시에 해외 규제를 충족해 자동차 수출에 차질이 없도록 하는게 목표다. 폐자동차 자동분리 로봇 등의 활용 역시 거론된다. 기후에너지환경부 관계자는 "폐차 업계가 처한 상황, 자동차 제조사의 입장 등 상호간 이해관계가 달라 조율이 필요한 상황"이라며 "올 하반기쯤 협업 방안을 구체화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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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지현 기자

안녕하세요. 산업1부 김지현 기자입니다.

최경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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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도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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