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람 잡는 '폭우'에 펜션 환불 요청하니…"다른 사람들은 헬기 탔겠냐"

이소은 기자
2026.08.18 14:07
지난 17일 경남 거제시 옥포동의 한 도로가 극한 호우로 침수돼 아수라장을 방불케하고 있다. /사진=뉴스1

경남 거제에 내린 역대급 폭우로 인명피해까지 발생하면서 광복절 연휴 거제 숙소를 예약한 소비자들의 취소 요청이 잇따랐다. 일부 숙소의 경우 "우리 지역은 멀쩡하다"며 전체 환불을 거부해 온라인상에서 논란이 일고 있다.

지난 17일 SNS(소셜미디어) 스레드에는 '거제도 XX면 XXXXX펜션'이라는 제목의 글이 올라왔다.

글을 쓴 A씨는 "현재 거제 상황이 나라에서도 호우로 피해가 심한 상황이라 이동 금지나 여행을 주의하라고 하는데, 펜션 예약 취소하려니 환불 수수료는 줘야 한다고 취소를 안 해준다. 이게 말이 되는 거냐"라고 적었다.

이어 "자신들의 이익을 위해 남들은 위험해져도 상관없다는 마인드의 사장들, 참 어처구니가 없다. '우리 펜션은 올 수 있다'고 하는데, 당연히 갈 수는 있겠지. 차가 침수되던 누가 다치던 신경 안 쓰고 펜션 예약했으니 알아서 와라, 참 대단하다. 사장님 인성 잘 봤습니다"라고 분노했다.

거제도 펜션으로부터 환불 요청을 거부 당했다는 한 소비자의 스레드 글. /사진=스레드 캡처

비슷한 일을 겪은 누리꾼들도 댓글을 달았다.

한 누리꾼은 "저도 취소하려고 전화했더니 '사람들 다 입실했는데 무슨 소리냐, 그 사람들은 헬리콥터 타고 왔겠냐?'는 소리까지 들었다"고 댓글을 남겼다.

또 다른 누리꾼도 "나도 취소 요청했더니 'SNS 보고 판단하지 마라. 펜션 이용할 수 있고 거가대교, 도로도 정상 이용된다'고 버티더라. 개싸움하고 환불받았다"고 적었다. "사장이 100% 환불은 안 되고, 30%만 해준다고 하더라"라는 댓글도 있었다.

이런 가운데 또 다른 펜션은 사장이 직접 나서 스레드를 통해 환불을 공지하기도 했다.

폭우로 인해 예약을 취소하는 소비자에게 100% 환불을 해드리겠다는 B펜션 사장의 글. /사진=스레드 캡처

B펜션 사장은 17일 "다행히 저희 펜션은 지대가 높은 곳에 있어 비로 인한 피해는 없었다. 시내 교통 통제도 정상적으로 회복되고 있고 시설과 이용에 문제가 없지만, 오시는 길의 교통 상황과 계속되는 많은 비를 고려해 예약해주신 고객님께 전액 환불을 해드렸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오랜 시간 기다리며 여행을 준비하셨을 텐데 만나 뵙지 못해 아쉽고 마음이 무겁다. 다음에는 맑고 좋은 날 다시 만나 뵐 수 있기를 바란다"고 썼다.

B펜션 사례처럼 숙소로부터 먼저 전액 환불 제안을 받았다는 소비자들도 여럿 있었다.

한 누리꾼은 "저는 숙소에서 사진, 동영상까지 보내주면서 먼저 '통영 지금 물난리라서 위험할 것 같다'고 연락이 왔다. 도저히 일정 잡기 어려우면 오셔도 되지만, 일정 변경도 괜찮으면 날짜 변경해준다더라. 숙소 사장님께 다시 한번 감사한다"고 사정을 알렸다.

경남도에 따르면 18일 오전 6시 30분 기준 거제 누적 강수량은 664.8㎜로 집계됐다. 거제에서는 한때 시간당 124.5㎜의 비가 내려 관측 이래 1시간 최다강수량 기록을 경신했다.

전날 오전 4시 42분께 거제시 옥포동 한 아파트 인근에서는 산사태가 발생해 아파트 1층이 매몰됐다. 이 사고로 20대 남성이 숨지고 50대 여성 등 2명이 경상을 입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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