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모'라 부르던 이웃인데…"꼭 죽여야만 했나" 192만원 훔치다 살해[뉴스속오늘]

'이모'라 부르던 이웃인데…"꼭 죽여야만 했나" 192만원 훔치다 살해[뉴스속오늘]

남형도 기자
2026.10.05 0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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평소 조카처럼 잘해주던 피해자 목졸라 살해…항소심에서도 징역 27년형

[편집자주]  뉴스를 통해 우리를 웃고 울렸던 어제의 오늘을 다시 만나봅니다.
2022년 4월27일, 서울 강서구에서 강도살인을 저지른 40대 남성 A씨가 27일 오전 구속 전 피의자심문을 받기 위해 서울남부지법에 출석했다./사진=뉴스1
2022년 4월27일, 서울 강서구에서 강도살인을 저지른 40대 남성 A씨가 27일 오전 구속 전 피의자심문을 받기 위해 서울남부지법에 출석했다./사진=뉴스1

징역 27년. 4년 전 오늘인 2022년 10월5일, 서울 강서구 한 아파트에서 이웃 여성을 살해한 40대 남성 A씨에게 내려진 1심 선고다.

재판부가 그의 죄질을 좋게 보지 않은 건, 친밀했던 이웃을 죽였기 때문이었다. 당시 판결문에 이리 적시했다.

'피해자는 피고인을 평소 조카로 여겨 같이 술도 한 잔씩 하며 친하게 지냈다. 그런 좋은 관계를 배신해 피해자를 범행 대상으로 했다는 점에서 더욱 죄질이 좋지 않다.'

홀로 살던 60대 여성, 손과 발 묶여 숨진 채 발견되며 드러나
서울 강서구에서 강도살인을 저지른 40대 남성 A씨가 2022년 4월27일 오전 구속 전 피의자심문을 받기 위해 서울남부지법에 출석했다./사진=뉴시스
서울 강서구에서 강도살인을 저지른 40대 남성 A씨가 2022년 4월27일 오전 구속 전 피의자심문을 받기 위해 서울남부지법에 출석했다./사진=뉴시스

피해자는 60대 여성 B씨였다. 방문 사회복지사가 경찰에 신고했다. B씨와 연락이 닿지 않는다는 거였다.

출동한 경찰은 B씨 자택으로 향했다. B씨는 숨져 있었다. 2022년 4월23일, 그는 발견 당시 손과 발이 묶인 채였다.

경찰은 CCTV와 주변 주민 진술, 현장 지문을 찾았다. 사건 발생 전날, B씨와 동선이 일부 겹치는 이가 있었다. 40대 남성 A씨였다.

A씨가 사건 이후 종적을 감춘 걸 보고 경찰은 그를 용의자로 특정했다.

A씨는 범행을 저지르고 도주해 택시를 갈아탄 뒤 숨어 있었다. 경찰은 경기도 부천 한 모텔에서 그를 검거했다.

어머니 세상 떠나자 '이사 비용' 필요, 192만8000원 훔치다 살해

A씨의 범행 동기는 '돈'이었다. 정확하게는 이사 비용이 없었던 것으로 드러났다.

A씨는 그의 모친과 함께 살았다. 어머니는 기초생활수급자였다. 그러던 중 어머니가 세상을 떠나자, 거주하던 임대아파트가 아닌 다른 곳으로 이사를 가야 했다.

어머니가 사망하며 얻은 보험금, 보조금은 한 달 만에 모두 탕진한 것으로 드러났다.

이에 이사 비용이 필요했던 A씨는 범행을 저지르기로 결심했다. 범행 대상이 이웃 주민 B씨였다. 평소 안면이 있었는데 돈이 많을 거라 생각해 침입했다고 추후 밝혔다.

B씨는 평소 A씨 어머니와 친했다. A씨도 B씨를 "이모"라고 부르곤 했다.

사전에 피해자 동선을 파악한 뒤 A씨는 피해자 집 비밀번호를 알아냈다. 그리고 집에 들어가 현금 192만8000원과 금품 등을 뒤지고 있었다.

그러다 B씨가 집에 돌아와 범행이 걸리자 목을 졸라 살해했다. 그는 이후 "꼭 죽여야만 했느냐"는 재판부 물음에 "그럴 생각은 없었다. 흥분한 상태에서 입만 막으려 했다"고 주장하기도 했다.

"치밀한 계획 있었다" 검찰 '사형' 구형…재판부 "당초 절도 의도 참작"
서울 강서구에서 강도살인을 저지른 40대 남성 A씨가 2022년 4월27일 오전 구속 전 피의자심문을 받기 위해 서울남부지법에 출석했다./사진=뉴시스
서울 강서구에서 강도살인을 저지른 40대 남성 A씨가 2022년 4월27일 오전 구속 전 피의자심문을 받기 위해 서울남부지법에 출석했다./사진=뉴시스

검찰은 2022년 9월21일 열린 공판에서 A씨에게 사형을 구형했다. 주거 침입 및 강도 살인 혐의였다.

검찰은 "피고인은 경제적 어려움에 부닥치자 피해자가 범행에 용이하다고 판단해 접근해 동선을 파악하고, 도어락 비밀번호를 확인하고, 비닐장갑까지 끼는 등 치밀한 계획하에 범행을 저질렀다"고 말했다.

이어 "범행 직후 폐쇄회로(CC)TV를 보면 태연한 모습을 보였다. 이후에도 진지한 반성을 찾아볼 수 없다"며 "사람의 생명을 중하지 않게 여기고 있어 사회에서 영구적 격리가 가능하도록 사형에 처하는 게 타당하다고 생각한다"고 했다.

이에 A씨 변호인은 "범행 당시 모친을 잃은 슬픔과 자신의 현실 때문에 심리적으로 힘든 상황이었고 이 사건 전에 과다한 약물로 혼미한 상태였다"며 "이성적 판단이 어려웠다는 점을 참작해달라"고 요청했다.

재판부는 징역 27년을 선고했다. 서울남부지법 형사합의14부(부장판사 김동현)는 "피고인이 절도를 하려고 들어간 것이고 처음부터 강도나 살인을 계획한 건 아닌데 상황이 예기치 않게 전개되면서 범행에 이르게 된 점, 당시에 어머니가 돌아가시고 마음이 불안정한 상태에서 최초의 절도 범행을 계획한 것으로 보이는 점" 등의 양형 사유를 밝혔다.

이어 "피고인은 수형 기간 동안 이 사건 범행에 대해 철저한 속죄의 시간을 보냈으면 좋겠다"고 부연했다.

A씨는 1심 선고 결과에 불복해 항소했으나 2심에서도 받아들여지지 않았다. 2023년 1월12일, 서울고법 형사13부(부장판사 최수환)는 주거침입 및 강도살인 혐의로 재판에 넘겨진 A씨의 항소심 선고기일을 열고 징역 27년을 선고한 원심판결을 유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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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형도 기자

쓰레기를 치우는 아주머니께서 쓰레기통에 앉아 쉬시는 걸 보고 기자가 됐습니다. 시선에서 소외된 곳을 크게 떠들어 작은 변화라도 만들겠다면서요. 시작하던 마음 잊지 않고 좋은 글 쓰겠습니다. 제보를 기다립니다.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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