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강을 앞두고 서울 대학가에서 자취방을 구하는 학생들의 주거비 부담이 커졌다. 월세와 관리비가 동시에 오른 데다 개강이 가까워지면서 매물까지 빠르게 줄어서다. 주거비를 감당하기 어려운 학생들은 원룸을 나눠 쓰거나 상대적으로 저렴한 고시원으로 눈을 돌린다.
19일 부동산 플랫폼 다방에 따르면 지난달 기준 서울 주요 10개 대학가의 전용면적 33㎡(약 10평) 이하 원룸 평균월세는 62만5000원, 평균관리비는 8만4000원으로 집계됐다. 지난해 같은 달보다 각각 7.7%, 10.9% 오른 가격이다.
대학 인근 원룸촌에서도 비싸진 월세를 체감할 수 있다. 서울 광진구 건대입구역 인근 공인중개업소 곳곳에는 2학기 개강을 앞두고 나온 원룸 월세매물 전단이 붙어 있었다. 가격은 대부분 보증금 500만~1000만원에 월세 65만~70만원 수준이었다.
가격은 올랐지만 남은 매물은 많지 않았다. 인근 공인중개업소 관계자 A씨는 "월세는 계속 오르는 추세인데 학기 시작이 임박하면서 매물도 거의 남지 않았다"며 "방을 둘러보는 사이 계약이 끝나기도 해서 최대한 빨리 계약해야 한다"고 말했다.
대학생들은 주거비 부담에 룸메이트와 방을 나눠 쓰기도 한다. 대학생 이종원씨(26)는 "주거비를 아끼려고 룸메이트와 함께 살면서 월세를 절반씩 부담하고 있다"며 "월세 외에도 인터넷과 수도 요금 등으로 매달 3만~4만원이 추가로 나간다"고 말했다.
대구에서 올라와 서울에서 대학을 다니는 박준완씨(26)는 "학교에서 걸어서 10~15분 거리에 있는 원룸에 살고 있는데 월세만 53만원"이라며 "관리비까지 더하면 매달 64만원이 나간다"고 설명했다. 이어 "저렴하면서도 깨끗한 방을 찾고 있지만 만족스러운 방을 구하기는 쉽지 않다"고 덧붙였다.
원룸 가격이 오르면서 상대적으로 비용이 덜 드는 고시원을 찾는 학생도 늘었다. 건국대 인근의 한 고시원은 보증금 10만원에 월 38만원을 받는다. 월세가 68만원인 고시원도 보증금은 30만원으로 원룸보다 초기비용 부담이 적었다. 하지만 이마저도 개강을 앞둔 대학생과 교환학생이 몰리면서 빈방을 찾기 어렵다.
전문가들은 대학가 월세 상승의 주요 원인으로 주택공급 부족을 꼽는다. 대학가 주변은 신규주택을 공급하기 어려운 데다 장기거주자가 많아 매물이 부족하다는 설명이다.
고준석 연세대 상남경영원 주임교수는 "대학들이 기숙사를 늘리고 있지만 외국인 학생이 우선입주하는 경우가 많아 내국인 학생들은 주변 원룸을 찾을 수밖에 없다"며 "대학가는 공급을 늘리기 어려운 구도심이 많고 1인가구 증가와 졸업생 등이 기존 거주지에 계속 머무는 경우가 많아 전월세 물건이 부족하다"고 말했다.
이어 "임대사업자에게 세제혜택을 주는 대신 임대료를 일정 수준 이상 올리지 못하도록 제한하는 방안 등을 검토할 필요가 있다"며 "임대사업자를 투기목적으로만 볼 것이 아니라 주택공급자로서의 역할도 함께 고려해야 한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