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면허 사고 내고 도망간 30대…친구에게 "2억 줄 테니 대신 감옥 가줘"

황예림 기자
2026.08.29 11:08
/그래픽=임종철

무면허로 운전하다 사고를 낸 뒤 '운전자 바꿔치기'를 시도한 30대가 항소심에서도 실형을 선고받았다.

춘천지법 제1-1형사부(부장판사 이근영)는 특정범죄가중처벌 등에 관한 법률 위반(도주치상), 도로교통법 위반(무면허운전), 범인도피교사 혐의로 재판에 넘겨진 A씨(35)의 항소를 기각하고 원심과 같은 징역 2년2개월을 선고했다고 29일 밝혔다. 검찰의 항소도 받아들이지 않았다.

A씨는 지난해 9월25일 오전 1시쯤 강원 원주시 단구동의 한 식당에서 판부면 서곡리 사거리까지 약 3.5㎞를 무면허로 운전한 혐의를 받는다. A씨는 이후 신호를 위반해 B씨(57)가 몰던 택시를 들이받고 현장을 벗어난 것으로 조사됐다. 이 사고로 B씨는 약 2주간 치료가 필요한 뇌진탕 등의 상해를 입었다.

사고 뒤 A씨는 범행 직전까지 함께 술을 마셨던 친구 C씨(35)에게 대신 운전한 것처럼 거짓 진술을 해달라고 요구했다. C씨는 사고 차량 차주의 남편이었다.

A씨는 C씨에게 "나는 음주운전 전과도 있고 무면허운전이라 처벌이 클 것 같다"며 "허위 진술을 해주면 1억원을 주고 벌금도 다 내주겠다"고 제안했다.

C씨가 부담을 느껴 사건 당일 오후 거절하자 A씨는 "2억원을 주겠다"고 재차 설득했다. C씨는 결국 같은 날 오후 경찰에 출석해 자신이 사고를 낸 것처럼 허위 진술했다.

1심 재판부는 A씨가 과거에도 범인도피 범죄로 처벌받은 전력이 있고 음주운전·무면허운전으로 4차례 처벌받은 점 등을 고려해 징역 2년2개월을 선고했다. 범인도피 혐의로 함께 기소된 C씨에게는 징역 1년에 집행유예 2년, 사회봉사 120시간을 명령했다.

A씨는 형량이 무겁다며 항소했고 검찰은 형량이 가볍다며 항소했다.

항소심 재판부는 "원심 판결 이후 형을 변경할 정도의 특별한 사정 변경을 찾아볼 수 없다"며 "원심의 양형은 합리적인 재량 범위 내에서 이뤄졌다"고 판단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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