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년 넘게 애견호텔에 맡겨놓고 나몰라라…경찰은 "유기 아냐"

윤혜주 기자
2026.09.10 18:20
2년 넘게 버려진 개를 무상으로 돌봐준 애견호텔 업주가 주인을 찾으려 유기견 신고를 하자, 경찰이 허위신고라며 공무집행방해 혐의를 거론한 것으로 전해졌다. 위 사진은 기사 내용과 무관한 자료사진/사진=게티이미지뱅크

2년 넘게 찾아가지 않은 반려견을 돌봐온 애견호텔 업주가 견주를 찾으려다 경찰로부터 공무집행방해에 해당한다는 말을 들었다고 주장했다. 경찰은 업주가 호텔에 맡겨진 개를 길에서 발견했다고 허위신고한 점을 문제 삼았지만, 업주는 장기간 방치된 반려견의 주인을 찾기 위한 불가피한 선택이었다고 호소했다.

10일 뉴시스에 따르면 충남 천안시에서 애견호텔을 운영하는 업주 A씨는 2022년 12월쯤 견주 B씨가 자신에게 애완견을 맡겼다고 밝혔다. B씨는 10개월 가량만 위탁료를 지불했는데 이후 2년이 넘는 시간 동안 애완견을 찾아가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A씨는 B씨를 찾고자 수소문을 했다. 하지만 방법이 마땅치 않았고 결국 유기견 신고까지 하게 됐으며 이 과정에서 B씨를 찾을 수 있었다.

그러나 경찰은 "(강아지가) 호텔에 있었기 때문에 유기죄에 해당되지 않는다"고 했다. 사건을 담당한 천안동남경찰서 관계자는 "애견호텔에 있었던 강아지를 길에서 발견했다고 하는 허위신고였다"며 "견주가 정상적으로 애견호텔에 맡겼는데 10개월 정도 돈을 내다가 안 냈던 사건이다. 이후 돈을 안 주고 연락도 안 되니까 신고를 하게 된 건데, 분명한 건 견주가 유기한 게 아니고 애견호텔에 맡겼다는 것"이라고 했다.

2년 넘게 버려진 개를 무상으로 돌봐준 애견호텔 업주가 주인을 찾으려 유기견 신고를 하자, 경찰이 허위신고라며 공무집행방해 혐의를 거론한 것으로 전해졌다. 위 사진은 기사 내용과 무관한 자료사진/사진=게티이미지뱅크

반면 A씨는 "견주가 형편이 어려운 사람일 수도 있다고 생각했고 처벌받는 걸 원치 않아 3년 동안 신고조차 하지 않았다"며 "하지만 3년이 지나고 혼자 감당하기 어렵다고 판단했다. 유기동물 보호소에 연락하니 호텔에 맡겨진 강아지는 보호소를 통해서는 견주를 찾기 어렵다는 얘기를 들어 불가피하게 경찰에 길에서 발견한 강아지라고 신고를 한 것"이라고 반박했다.

이어 "(이후 연락이 닿은) B씨는 통화에서 자기가 유기한 것이 맞으며 저에게 미안하다는 말까지 했다"며 "저는 제발 자신이 맡았던 반려견을 데려가 달라고 호소했다"고 덧붙였다.

그러면서 "담당 경찰관은 길거리에서 발견한 것이 아니고 애견호텔이기 때문에 동물 유기죄에 해당하지 않는다면서 경찰이 굳이 안 해도 될 일을 했기 때문에 이는 공무집행방해에 해당 되는데 다만 이번에는 봐주겠다는 식의 협박으로 느껴질 수 있는 말을 했다"고 주장하기도 했다.

최초 10개월 이후 2년여의 시간 동안 사실상 유기나 다름이 없는 상황이었는데 경찰이 오히려 '허위신고'라며 공무집행 방해 혐의를 운운했다는 게 A씨의 주장이다.

동물관련 주무 부처인 농림부는 이에 대해 '유기로 볼 수 있다'는 입장을 밝혔다. 농림부 관계자는 "위탁관리 업장에서 위탁한 동물을 인수하지 않는 행위도 사실상 동물을 버릴 의사를 갖고 잠적한다던가 연락이 두절된 경우라면 유기로 볼 수 있다"고 했다.

현행 동물보호법은 '유기 동물'을 도로나 공원 등의 공공장소에 내버려진 동물로 규정하고 있다. 농림부 관계자는 "일부 법의 사각지대를 해소하기 위해 견주가 반려동물 위탁사업장에서 동물을 인수하지 않는 행위도 유기행위에 포함된다는 내용을 담은 동물보호법 개정을 추진 중에 있다"며 "현재 상임위 통과는 이뤄졌고 법제사법위원회와 본회의 통과 과정만 남겨놓은 상태"라고 밝혔다.

더불어민주당 이재관 의원(천안을)은 지난 9일 열린 '반려동물 유기 방지를 위한 간담회'에서 천안 애견호텔 유기 논란에 대해 "제도의 사각지대에 놓였기 때문에 생겨난 문제"라며 "현재 이를 보완하기 위한 개정안이 상임위를 통과했고, 법사위와 본회의를 남겨놓은 만큼 법 통과를 위해 최선을 다하도록 하겠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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