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5년 9월 14일. 자다가 숨진 6살 아들의 장례를 치르던 친모 A씨(당시 38세)가 경찰에 붙잡혔다.
아들의 죽음은 사고가 아니었다. A씨는 평소 아들이 자신과 사이가 좋지 않은 남편을 더 좋아하는 것이 밉다는 이유로 살해한 뒤 자다 숨진 것처럼 꾸민 것으로 조사됐다.
체포 나흘 전인 같은 달 10일, A씨는 어린이집에서 아들 B군을 데려오기 전 문방구에 들러 청테이프를 구매했다. 이후 B군을 데리고 경기 남양주시 자택으로 돌아오던 중 B군이 놀이터로 향하자 "빨리 가자"며 두 차례 잡아끌고 갔다.
집에 도착한 A씨는 테이프로 B군의 손을 묶고 입을 막은 뒤 미리 물을 받아둔 욕조에 머리를 밀어넣어 살해했다. 범행 후에는 숨진 B군의 옷을 갈아입히고 시신을 방바닥에 눕혀 자다 숨진 것처럼 꾸민 뒤 빨래를 하는 등 태연하게 행동했다.
B군이 미동도 없이 누워 있는 것을 발견한 초등학생 누나는 아버지에게 전화해 이 사실을 알렸고, 집에 돌아온 A씨의 남편은 119에 신고했다. A씨와 B군이 집에 들어온 지 약 2시간 만이었다.
A씨는 경찰 조사에서 "아들이 자다가 숨진 것 같다"고 주장했다. 이후에는 "욕조에서 혼자 놀다가 물에 빠져 숨진 것 같다"고 진술을 바꿨다.
경찰은 B군이 숨진 사실을 A씨가 아닌 누나가 신고한 점과 A씨 진술이 번복된 점, B군이 혼자 욕조에서 익사했을 가능성이 낮은 점 등을 수상하게 여기고 수사에 나섰다. 경찰의 계속되는 추궁에 A씨는 결국 범행을 털어놨다.
A씨는 "남편이 대화를 거부하고 육아에 신경 쓰지 않아 스트레스를 받았고 우울증까지 생겼다"며 "아들이 남편을 더 따라 미워서 살해했다"고 진술한 것으로 전해졌다.
경찰은 A씨가 수개월간 우울증 약을 복용해 온 사실을 확인했다.
범행 전후 정황도 드러났다. 자택 인근 CC(폐쇄회로)TV에는 A씨가 B군을 어린이집에서 데려오는 길에 강제로 끌고 가는 모습이 포착됐다. 집에서는 B군의 얼굴 사진을 고의로 훼손한 흔적과 범행에 사용한 것으로 보이는 테이프가 발견됐다.
A씨는 살인 혐의로 구속돼 재판에 넘겨졌다. A씨는 법정에서 범행 당시 우울증으로 심신미약 상태였다고 주장했다.
이듬해 1월 의정부지법 형사합의12부(부장판사 허경호)는 A씨에게 징역 5년을 선고했다. 검찰의 전자발찌 부착 청구는 재범 우려가 없다며 받아들이지 않았다.
재판부는 "범행 동기와 방법 등을 보면 피고인은 당시 사물 변별 능력을 상실했다고 보이지 않는다"며 "어린 생명을 보호하고 양육할 책임이 있는 위치에 있으면서 살인을 계획한 점과 범행 발각을 우려해 은폐를 시도한 점 등을 고려하면 엄중한 처벌이 불가피하다"고 지적했다.
다만 "피고인의 정신병적 증세는 향후 이뤄질 치료감호를 통해 어느 정도 호전될 것으로 보이는 점과 초범인 점, 살인 범죄를 다시 범할 위험성이 있다고 단정하기 어려운 점 등을 참작했다"고 판시했다. A씨는 형기를 마치고 출소한 것으로 알려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