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정거래위원회가 기업의 불공정행위에 부과한 과징금을 산정 과정에서 평균 45%를 감경한 것으로 나타났다. 시민단체는 과징금만으로는 기업의 불법행위를 억제하고 소비자 피해를 구제하는 데 한계가 있다며 집단소송법 제정을 촉구했다.
경제정의실천시민연합(경실련)은 21일 오후 서울 종로구 경실련 강당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2005년부터 올해 7월까지 공정위 의결서를 분석한 결과를 발표했다. 분석 대상은 공정위 과징금 부과 사건 1856건으로, 기업별 부과 내역으로 나누면 4822건이다.
분석 결과 최초 산정된 기본과징금은 총 20조3616억원이었지만 실제 부과된 최종과징금은 11조2451억원으로 나타났다. 총 9조1165억원이 감경돼 감경률은 44.8%였다. 기본과징금의 절반 가까이가 줄어든 셈이다.
기업별 과징금 부과 4822건 가운데 감경이 이뤄진 경우는 4267건(88.5%)이었다. 기본과징금의 절반 이상이 감경된 경우도 1562건(32.4%)에 달했다. 과징금이 전액 감경돼 최종 부과액이 0원이 된 경우는 121건이었다.
위반 유형별로는 담합이 가장 많았다. 기업별 부과 내역 4822건 가운데 3427건(71.1%)이 담합이었다. 담합 사건의 최종과징금 총액은 8조2106억원으로 전체 최종과징금의 73%를 차지했다.
경실련은 "기업의 불법행위에 대한 정부의 솜방망이 과징금 처분으로는 사고 방지를 담보하기 어렵다"며 소비자 피해 구제를 위한 집단소송법 제정을 촉구했다.
아울러 △기본과징금 50% 이상 감경 혹은 최종과징금 0원 감경의 경우 '대폭 조정 사유서' 공개 △과징금 산정 표준 데이터 제공 △반복 위반 기업에 대한 제재 효과 정기 검증 등을 요구했다.
남은경 경실련 사회정책팀장은 "집단소송법이 발의와 폐기를 반복하고 있다"며 "기업들의 불공정행위를 막기 위해 22대 국회에서는 반드시 법안이 통과돼야 한다"고 말했다.
김성달 경실련 사무총장은 "대규모 개인정보 유출 사태가 반복되자 이재명 대통령도 '회사가 망한다고 생각이 들 정도로 집단소송제도를 개선해야 한다'고 주문했다"며 "그럼에도 정기국회에서 다뤄지지 않고 있다"며 국회의 논의를 촉구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