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음달 2일 형사사법체계 개편을 앞두고 경찰의 수사 역량이 시험대에 오른다. 검사의 직접수사와 보완수사가 폐지되면서 경찰이 맡을 사건이 늘어날 것으로 예상된다. 수사 인력을 얼마나 확보하고 숙련도를 유지할 수 있을지가 관건으로 꼽힌다.
25일 법조계 등에 따르면 다음달 2일부터 개정 형사소송법이 시행되면서 수사와 기소의 분리가 본격화된다. 경찰과 중대범죄수사청이 수사를 담당하고 검사는 공소 제기와 유지에 집중하는 구조로 전환된다.
검사는 직접 보완수사를 못하는 대신 경찰 등 수사기관에 보완수사를 요구할 수 있다. 검찰이 담당했던 상당수의 고소·고발과 인지 사건은 경찰로 가게 된다. 경찰이 넘겨받을 사건 규모는 아직 확정되지 않았지만 중수청이 새로 만들어지고 조직 안정에 시간이 필요한 만큼 경찰의 수사 부담이 커질 수 있는 상황이다.
문제는 경찰의 사건 부담이 이미 크게 늘어나 있다는 점이다. 전국 경찰의 사건 접수 건수는 2021년 226만9032건에서 지난해 314만5890건으로 4년 만에 38.6% 증가했다. 사건이 추가로 늘어나면 수사 기간이 길어질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기존 사건에 검찰에서 넘어오는 사건과 보완수사 요구까지 겹칠 수 있어서다.
경찰은 우선 수사 인력을 대폭 늘려 사건 부담을 낮춘다는 계획이다. 경찰청에 따르면 지난해 수사관 1인당 연간 사건 처리 건수는 133.8건이다. 올해 상반기엔 수사인력 1907명 보강 이후 103건으로 줄었다. 하반기에도 약 2100명을 수사인력으로 추가 배치하면 1인당 연간 사건 처리 건수가 70~80건 수준으로 낮아질 것으로 경찰은 보고 있다.
다만 하반기 보강 인력 상당수가 기동대 등 기존 인력을 재배치하는 방식이라는 점은 한계로 꼽힌다. 피의자 조사와 압수수색, 법리 검토 등 수사업무는 경험이 축적돼야 하는 만큼 다른 부서에서 이동한 인력이 곧바로 숙련 수사관을 대신하기 어렵기 때문이다. 수사경과 반납과 수사부서 기피까지 이어지면서 숙련 인력을 유지하는 것도 과제로 꼽힌다.
경찰은 수사 인력 이탈을 막기 위한 인센티브도 강화할 방침이다. 경위 이하 우수 수사관의 근속기간을 1년 단축하고 우수 수사인력으로 선발된 경정의 계급정년을 최대 4년 연장하는 방안을 추진한다. 경정과 수사팀 단위 특별승진 규모를 확대하고 통합수사팀 등 격무 수사부서에는 치안성과평가 가점을 부여할 예정이다. 수사관 교육을 강화하고 수사 예산·수당·장비도 확충할 계획이다.
한편 경찰 전체 정원을 늘리는 '순증' 없이 수사 인력을 확보하면서 다른 기능의 인력 공백으로 이어질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김종철 경찰청장 직무대행도 지난 14일 기자간담회에서 반복되는 인력 재배치를 두고 "마른 수건을 쥐어짜는 것 아닌가 생각한다"며 관계부처와 순수 인력 증원을 협의하겠다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