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명표 기본소득' 지방 예산 부담 급증, 野 "졸라매다 질식할 판"

우경희 기자
2026.10.07 07:00

[the300][2026 국정감사]

(서울=뉴스1) 유승관 기자 = 이성권 국민의힘 의원이 22일 서울 여의도 국회 의원회관에서 열린 당내 소장파 의원모임 '대안과미래' 조찬모임에 참석하고 있다. 2026.7.22/뉴스1 Copyright © 뉴스1.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 및 재배포, AI학습 이용 금지. /사진=(서울=뉴스1) 유승관 기자

지역소멸을 막기 위해 정부가 추진하는 농어촌 기본소득 사업이 오히려 일부 재정 열악 지역에 큰 부담으로 작용하고 있다는 지적이 야당에서 제기됐다.

7일 국회 농림축산식품해양수산위원회 소속 이성권 국민의힘 의원에 따르면 재정자립도 6.8%인 전남 신안군은 올해 예상 자체 수입 457억원 중 기본소득 사업비(군비)로 215억원 지출을 책정한 상태다. 자체 수입의 절반(47%)을 기본소득 사업에 사용해야 한다는 의미다.

충북 옥천군도 사정이 비슷하다. 자체수입이 603억원인데, 기본소득 사업에 260억원(3.2%)을 사용해야 한다.

이 의원은 "이재명 정부는 지역 소멸을 막겠다며 농어촌 기본소득 사업을 추진하고 있지만, 정작 재정 여건이 좋지 않은 인구 감소 지역에 더 큰 재정부담을 안기고 있다"며 "지속 가능 여부를 담보할 수 없는 사업"이라고 지적했다.

정부는 대상 지역을 더 늘린다는 방침이다. 현행 17개군 51만명에서 내년 35개군 129만명으로 확대한다. 당연히 사업비도 올해 7613억원에서 내년 2조3305억원으로 크게 늘린다.

문제는 사업비 구조다. 이 의원에 따르면 정부는 국비를 40%만 부담하고 60%는 지방정부가 부담하도록 제도를 설계하고 있다. 지방정부 재정압박이 커진다. 문제가 제기되자 내년부터 국비를 50%로 올리기로 했지만 재정자립도 취약 농어촌 지역은 50%도 큰 부담이다.

실제 이 의원에 따르면 옥천군은 기본소득 예산 확보를 위해 대상포진 무료접종 지원, 치매 물품 지원, 가로등 교체 등의 사업 예산을 감액해야 했다. 옥천군과는 비교도 되지 않을 만큼 재정 규모가 큰 경남도 역시 기본소득 사업 예산 확보를 위해 배수개선, 농기계 공급 확대 등 사업 예산을 줄이며 허리띠를 졸라맸다.

이 의원은 특히 전국민 긴급재난지원금을 지급했던 코로나19(COVID-19) 사태 당시와 비교할 때 이번 사업 설계가 목적과 취지를 더욱 의심하게 한다고 지적했다. 코로나19 당시엔 재정여건이 상대적으로 양호한 서울시에도 국비를 70% 이상 지급했고, 서울 이외 지역엔 대부분 80~90%를 국비로 부담했었다는게 이 의원의 설명이다.

그는 "이재명 대통령이 지난 2월 국무회의에서 '수도권 대도시에서 멀수록 중앙정부 지원을 늘리고 수혜 액수도 늘리는게 원칙'이라고 했는데, 농어촌 지역에서 국비 비율을 40~50%로 낮춘 이 사업 설계가 과연 이 대통령의 발언에 맞는 것이냐"고 지적했다.

이어 "지금의 농어촌 기본소득 사업은 지역 재정부담만 악화시키고 필요한 의료 복지 사업마저 중단시키는 역효과를 유발할 수 있다"며 "지금이라도 국비부담률을 높여 지방정부 재정부담을 완화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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