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고비 5만원·성공률 100%'…가을야구 시작에 '댈티'도 기승

박진호 기자
2026.10.15 14:37

구체적 위법성 판단 어려움 '한계'
배경에는 '높은 수익성·손쉬운 범행'…대학생, 가정주부도 가담
사기 등 범죄 피해로 이어질 가능성도

지난 13일 대리 티켓팅과 매크로 프로그램 홍보 게시물 모습. /사진=SNS 캡처

'LG트윈스·두산베어스 와일드카드전 대리 티켓팅합니다. 수고비 5만원 고정.'

프로야구 포스트시즌이 시작되면서 SNS(소셜네트워크서비스)를 중심으로 암표 의심 거래가 잇따른다. 수수료를 받고 입장권을 대신 예매해주는 이른바 '댈티'(대리 티켓팅)부터 매크로 프로그램 판매까지 거래 방식도 다양해지고 있다.

15일 머니투데이 취재를 종합하면 포스트시즌 입장권 예매가 시작된 지난 13일부터 엑스(X·옛 트위터) 등 주요 SNS에서는 입장권 대리 예매를 홍보하는 게시글이 다수 확인됐다. 판매자들은 5만~10만원의 수고비를 받는 조건으로 원하는 경기의 입장권을 대신 구해주겠다고 광고했다.

한 판매자는 LG트윈스와 두산베어스의 와일드카드 결정전 입장권 대리 예매 수고비로 5만원을 제시했다. 지난해 와일드카드전에서도 여러 차례 예매에 성공했다는 점을 내세워 구매자를 모집했다.

이같은 대리 예매 자체를 모두 불법으로 보기는 어렵다. 수고비를 받고 예매를 대신했다는 사실만으로는 위법성을 판단하기 어렵기 때문이다. 재판매를 목적으로 정상적인 예매 절차를 우회하거나 방해했는지, 상습적·영업적으로 웃돈을 받고 입장권을 판매하거나 알선했는지 등을 따져봐야 한다. SNS 게시글만으로는 실제 불법 행위 여부를 확인하기 어렵다는 한계도 있다.

온라인 상에는 대리 구매를 넘어 매크로 프로그램을 직접 판매하는 게시글도 확인됐다. 한 판매자는 모든 예매 플랫폼에서 사용할 수 있다며 예매 성공률이 100%에 가깝다고 홍보했다. 판매 가격은 1만원 미만으로, 7만~8만원대 프로그램과 성능이 같다고 주장했다. 일부 대리 예매업자들은 이 같은 매크로 프로그램을 활용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프로스포츠 암표 신고 건수, '티켓' 물품 관련 사기 피해 사례 건수 및 금액/그래픽=김지영

높은 수익성은 암표 거래가 끊이지 않는 주요 원인 중 하나로 꼽힌다. 국회도서관이 지난 6월 발간한 '데이터로 보는 암표매매'에 따르면 문화체육관광부는 프로스포츠 암표 판매가격이 평균적으로 정가의 2.56배에 달하는 것으로 추정했다. 예매만 성공해두면 2배가 넘는 수익이 보장되는 셈이다.

일반인도 비교적 쉽게 암표 거래에 가담할 수 있다는 점도 문제다. 경기남부경찰청 사이버수사과는 지난 7월 매크로와 '직링'(직접링크) 프로그램 등을 이용해 프로야구 경기와 공연 입장권을 대량으로 확보한 암표상 35명을 검거했다. 검거된 이들 중에는 직장인과 대학생, 가정주부, 공무원 등도 포함됐다.

암표 거래는 사기 등 범죄 피해로 이어질 우려도 있다. 판매자가 돈을 받고 잠적하거나 실제로 보유하지 않은 입장권을 판매하는 방식이다. 특히 SNS 등을 통한 개인 간 거래는 판매자의 신원이나 입장권 보유 여부를 확인하기 어려워 피해 위험이 크다.

실제 국내 사기 피해 정보 공유 플랫폼 더치트에 따르면 '티켓' 물품 관련 사기 피해사례 금액은 2020년 약 8억1851만원에서 지난해 약 123억원으로 15배가량 늘었다.

경찰청 관계자는 "팬심을 악용해 공정한 관람 기회를 앗아가는 불법 암표 거래를 엄단하고, 바람직한 관람 문화가 정착될 수 있도록 관계기관과 지속적으로 협력하겠다"고 말했다.

경찰은 지난 14일부터 문화체육관광부, 한국야구위원회(KBO)와 함께 프로야구 포스트시즌 경기장 일대에서 현장 암표매매 행위를 집중단속 중이다. 지난 8월28일 개정 국민체육진흥법이 시행되면서 암표 판매에 대한 처벌도 강화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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